[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내 나라별 외국인 관광객 수 1위인 일본 여행자들은 요즘 한국의 안동, 여수, 강진, 동해, 주문진, 산청, 태안, 전주 등 소도시도 많이 방문한다. 우리에겐 잘 알려진 도시이지만, 외국인들에겐 새롭게 개척하는 관광지이다.
일본의 이시카와, 도야마, 나가노, 기후, 후쿠이, 시가, 미에, 아이치, 시즈오카 역시 일본 내에선 유명한 곳이지만, 한국인들은 올림픽이 열린 나가노, 후지산 전망이 좋은 시즈오카 정도가 귀에 익다.
이들 일본 9개 지자체는 주부(중부)지역에 속한다. 글로벌 인지도가 낮자 이들 지자체는 합동 마케팅을 벌인다. 9개 지자체를 합친 지도의 모습은 ‘용이 승천하는 길’을 닮았다. 그래서 이 관광벨트를 승룡도(昇龍道)라 부른다.
이 지역 1500개 문화관광 민관단체는 10년전부터 해외홍보, 외국어 표기 안내판 및 관광안내소 정비, 관광객 환대 캠페인, 일본 체류 외국인을 대상 SNS캠페인 등을 벌이면서 관광사각지대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했다.
주부지방의 중심도시인 도야마는 올 상반기 까지만 해도 전세기로만 갔지만 하반기 들어 한국 직항편이 생겼다. 도야마, 나가노, 이시카와, 기후현에 걸쳐 있는 ‘알펜루트’ 인기가 올 봄 부터 크게 높아지면서, 일본내 외국인관광객수 1위인 한국인의 새로운 여행 루트로 각광을 받게되면서 부터이다.
신라인들이 도래했다는 기후현은 세계유산 시라카와코 합장촌으로 유명하고, 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는 청정하고 고귀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와사비논(畓)이, 이시카와는 백제 서동의 금마설화와 비슷한 이야기를 간직한 최고 정원 겐로쿠엔, ‘리틀 교토’라 불리는 히가시차야 문화예술유곽 골목이 한국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과 일본 관광당국 간 관광교류 확대를 위한 회의가 양국 소도시여행의 중심지인 도야마에서 열렸다.
19일 시작돼 21일 까지 진행되는 이번 한일관광진흥협의회에서는 문체부 박종택 관광정책국장과 일본 국토교통성 관광청 호시노 마쓰아키 국제관광부장을 단장으로, 양국 정부, 관광공사, 관광·항공업계, 지방자치단체 등의 관계자 100여 명이 모여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한다.
가장 핵심은 우리도, 니네도 아름다운 소도시, 보석같이 숨겨진 구석구석 관광지로 관광교류를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일본이 회담 장소로 한국인의 일본 소도시여행 붐을 일으킨 도야마로 정한 이유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박종택 문체부 국장은 “올해 한일 정상외교를 기점으로 한일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관광 교류는 두 나라의 신뢰와 우정을 두텁게 하고 있으며,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맞이해 더욱 많은 일본 관광객이 한국과 한국의 숨은 지역 명소를 찾도록 양국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일관광진흥협의회’는 1986년에 처음 열린 이후 매년 한국과 일본에서 교차로 열리며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해왔다. 지난해 한국 부산에서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는 일본에서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협의회에서 지속 가능한 관광과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주요 관광정책을 발표했다.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와 일본 도야마현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두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과 행사를 알리고 있다.
양국 관광공사(KTO/JNTO)와 여행업협회(KATA/JATA)도 지역 (소도시)관광 활성화라는 화두로, 관광 교류 확대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