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글로벌 대체투자 ETF 연초 이후 36.5% 수익률
국내주식 ETF·해외주식 ETF 테마 모두 웃도는 성적 거둬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효…대체투자 포트폴리오”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내년에 공모보다 사모시장이 성장한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블랙스톤, 칼라일 등 대체투자 전문회사들만 추려서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수익률이 쏠쏠하다. 물가·금리에 영향을 받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자산 대비 인플레이션 헤지 대안으로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PEF)와 사모대출, 벤처캐피탈과 바이아웃 시장 성장세에 베팅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일 글로벌 대체투자운용사 투자 펀드인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미국대체투자Top10MV’ ETF는 연초 이후 36.5%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ETF(수익률 16.3%)과 해외주식ETF(21.84%) 수익률보다 양호했다. 올해 AI(인공지능) 돌풍에 힘입어 급등한 IT 테마 펀드(33.07%)도 앞섰다. 단기 성과도 양호한 편이다. 최근 6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7.4%, 3.6%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 출시된 이 ETF는 매출 또는 운용자산의 75% 이상이 대체자산으로 구성된 미국 상장 대형 기업 10종목에 투자한다. 세계 3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편입 비중 17.8%), 칼라일(7.9%), KKR(5.5%)과 세계 최대 인수합병 전문 기업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18.6%),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인 브룩필드에셋매니지먼트(10.8%) 등 미국에 상장돼 있는 대체투자 전문회사가 다수 포함됐다.
대체투자는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 자산 외에 부동산이나 인프라, 원자재, PE(프라이빗에쿼티), 기타 실물 자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이 직접 대체투자를 하기에는 최소 투자 금액이 커 접근하기 어렵지만, 글로벌 PE 등을 선별해 담은 ETF에 투자하면 소액으로도 대체자산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으로도 통했다는 평가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시장 대표 지수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성과를 내고 있어 분산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라며 “미국 S&P 500이나 나스닥의 경우, 지난해 25~30% 수준의 큰 하락 조정을 받았을 때도 대체투자 ETF는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미국 대체투자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일부 기업은 새로운 시장 상황과 거대한 트렌드에 발맞춰 조용한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장 대신 사모투자를 선호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사모주식, 사모신용, 부동산, 인프라 등에 10조 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뤄졌고, 기관투자자(LP)와 위탁운용사(GP) 모두 세컨더리 시장 활용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사모대출이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사모대출은 기관투자자 자금을 모아 운용사가 은행처럼 기업에 제공하는 대출을 뜻한다. 최근 고금리 시장 환경과 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려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 주요 큰 손인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주요 연기금도 사모대출 전담조직까지 신설하는 만큼 유망한 대체자산군으로 꼽힌다. 전날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내년 시장 전망에 대해 “사모신용과 부동산 시장에 유망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