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경기 전망에 ‘다시 金으로’...“금광기업 병행투자도 유리”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내년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수요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서 빠져 나갔던 자금도 최근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위험회피(헤징) 수단으로서의 금 매력은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금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에는 지난주(20~24일) 5거래일 동안 26억5200만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해당 상품에서 15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빠져나갔는데 지난주를 기점으로 순유입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뚜렷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14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기관들의 물량을 받아냈다.

다른 귀금속 관련 ETF도 자금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지난주 동안 레버리지 ETF인 ‘ACE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에도 투자금이 7억원 가까이 몰렸다. 이 밖에도 이달 들어 순자산이 줄었던 ‘TIGER 금은선물(H)’, ‘TIGER 금속선물(H)’ 등도 지난주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국내 금값도 뛰고 있다. 지난 3월 7만원대였던 KRX금시장 금 1g의 가격은 지난 24일 8만399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금 투자 수요가 높아진 배경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꼽힌다. 과거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할 때마다 금이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보다 수익률이 양호했다는 분석에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역대 경기 침체가 발생한 기간 동안 금의 평균 수익률은 9.3%로 S&P500지수 평균 수익률(-10.7%)을 크게 웃돌았다.

또 과거 사례를 보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쇼크 당시 가장 먼저 회복했던 자산은 경기를 선행하는 주식도 아닌 금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헤징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목적으로 금으로 대표되는 대체자산에 시장의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펀드스트랫의 기술적 분석가(technical analyst) 마크 뉴턴은 금값의 움직임을 놓고 “기술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라며 금이 새로운 최고치로 향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뉴턴은 금값이 2009.41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 2060~2080달러 범위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금과 함께 금광기업 투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금광기업 ETF들은 치솟은 유가에 비용 부담이 늘면서 금보다 수익률이 낮았지만 내년엔 개선된다는 전망에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이 매력적인 구간에서 알파를 추구한다면 금광기업과 투자를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며 “내년 하반기 상단이 열리는 금 가격과 생산비용 압박 완화라는 호재를 동시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광기업 ETF는 금보다 더 양호한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