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럭셔리 호텔, 트럼프와 손 털고 힐튼 품으로

극우정치인 색채 부담, 법적 조사는 영업에 악영향

트럼프 이름 버리는 와이키키호텔…왜? [세모금]
와이키키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트럼프’ 이름을 버린다.[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하와이 와이키키 호텔이 전직 미국 대통령 ‘트럼프(Trump)’를 이름에서 떼어내고 새출발한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와이키키(Trump International Hotel Waikiki)’는 내년 2월 힐튼 LXR 고급 리조트 컬렉션의 일부로 ‘와케아 와이키키 비치(Wākea Waikiki Beach)’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장한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호텔 소유주인 아이언게이트(Irongate)와 트럼프 호텔(Trump Hotels)은 공동 성명을 통해 “아이언게이트가 트럼프 호텔의 호텔 경영 및 라이선스 계약의 상당 부분을 인수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이언게이트는 트럼프 지분을 인수하면서 힐튼 계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와이키키는 2009년 개장한 이후 럭셔리 호텔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숙박 요금이 하와이에서 가장 비싼 호텔이자, 와이키키 호텔 중 항상 상위 3위안에 들 정도로 좋은 실적을 이어왔다.

트럼프 기업도 이 호텔에 대해 “놀랍도록 자랑스럽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아이언게이트 측은 “트럼프 기업의 지원으로 우리는 14년의 운영 기간 동안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힐튼과의 합작은 단지 새로운 이름을 얻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62개 객실과 수영장, 레스토랑 등 공용 공간도 모두 리모델링해 기념비적인 변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키키 호텔까지 떠나면서 전세계 트럼프 호텔과 리조트 수는 8개로 줄었다.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뉴욕(소호), 워싱턴 DC, 토론토 , 파나마시티에 있는 트럼프 호텔이 차례로 트럼프 이름을 뺐다. 극우적 정치 색채가 더해진 트럼프 이름 자체가 주는 거부감이 주된 이유다.

그 밖에도 호텔이 실제로 법적 조사에 휘말리면서 영업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경계한 탓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와 워싱턴의 트럼프 호텔은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시아 제임스가 제기한 민사 사기 소송 에 휘말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을 늘리기 위해 10년 넘게 지속된 광범위한 사기에 연루되었는데, 두 호텔을 비롯해 트럼프 기업의 모든 측면이 연루돼 있다는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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