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기후 영향…생산량·출하량 모두 감소
가을 장마 이후 주산지 경남에서 탄저병 증가
“가격 상승세 지속될 듯”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10월에도 과일 값이 하락하지 않고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가을에 제철을 맞은 ‘단감’도 평년과 비교해 70% 넘게 상승하면서 과일 값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단감 가격 평년比 74.9%↑…“고온다습 기후로 탄저병 증가·생육 부진”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9일 단감(중품·10개) 평균 소매 가격은 1만3707원으로, 평년(7836원) 대비 74.9% 상승했다.
가격 상승은 단감 반입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9월 단감 품종 중 하나인 ‘서촌조생’은 반입량이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 수확량이 절반 넘게 줄어든 이유로는 올해 수확기 강우와 숙기 지연으로 수확이 지연된 것이 꼽힌다.
생육 상황도 전년 대비 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봄철 저온 피해와 지속적인 강우로 2차 생리적 낙과하는 양이 늘어나서다. 여름철인 7~8월에는 계속되는 강우와 폭염으로 단감에 탄저병이 크게 증가했다.
장마 이후에는 고온으로 일소과(日燒果·햇볕에 덴 과실)가 발생했다. 농경연에 따르면 과피에 나타난 경미한 증상은 성숙이 되면서 눈에 잘 띄지 않아 상품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피해를 심하게 받을 경우 과피·과육이 괴사돼 검게 변하면서 상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달 수확된 단감은 외관과 당도에도 크기는 전년 대비 양호하지만 지속된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일부 외관과 당도가 부진한 상태다.
10·11월 단감 출하량 전년比 각각 9·12% 감소 전망…“가을 장마 이후 탄저병 확산”
단감 생산량과 출하량도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단감 생산량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0만t 내외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가을 장마 이후 주산지에서 탄저병 발생이 늘고 있어 생산량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감은 주로 경남 진주·창원·함안, 전남 영암·담양·무안 지역에서 반입되고 있다.
전체 단감의 약 20%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창원에서도 탄저병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비가 많이 오면 습한 환경에서 탄저병이 발생하기 쉬운데 비가 계속 오다 보니 (탄저병이) 더 많이 번졌다”며 “약을 칠 경우에도 최소 2~3시간은 비가 안 와야 스며드는데 계속 비가 와 약 칠 시기를 놓친 농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단감 출하량은 3만1700t으로, 전년(3만5000t)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출하량도 단감 생산량이 줄어 전년(7만5100t) 대비 12% 감소한 6만5900t 가량으로 예측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주요 과일 가격 ‘상승세’ 유지…“기후 영향 등으로 생산량 감소”
한편 과일 가격은 지난달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신선과실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24.4% 급등해 2020년 10월(25.6%)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54.8%) ▷토마토(30%) ▷복숭아(40.4%) 등 과일이 전년 동월 대비 급등했다.
이달에도 전반적인 과일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포도를 제외한 주요 과일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과, 배, 감귤, 단감 등 주요 과일류는 기후 영향으로 인해 생육이 부진하거나 착과수가 감소해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가격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