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에 금리까지…‘달러파킹형’ ETF 1개월 새 1700억원 유입

이달 들어 달러 선물·레버리지 ETF까지 자금 유입세 전환

‘6개월래 최고’ 强달러 올라타자…달러 ETF 사고 인버스 팔고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자 이달 들어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부터 ‘달러 파킹형’ 상품까지 달러에 투자하는 ETF 상품 전반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와 달리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의 순자산은 이달 들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전문가는 미국에서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고 위험자산 선호도가 약해지면서 당분간 ‘강달러’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8월 16일~9월 15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SOFR(미국 무위험지표금리)를 기초지수로 삼는 ETF 6개 상품의 순자산 증가액은 1707억2900만원으로 집계됐다. SOFR은 미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일 산출되는 미국의 무위험지표금리다. 글로벌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하는 데다 매일 SOFR 금리만큼 수익이 쌓여 장기 투자 시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기존 달러선물 ETF들이 환율 변화만 반영해 달러 투자 효과만 준다면, SOFR ETF는 매일 복리까지 챙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투자자들도 달러 선물 ETF보다 SOFR ETF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최근 1개월 동안 SOFR ETF 상품에선 ▷TIGER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1047억원)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453억원) ▷ACE 미국달러SOFR금리(합성)(208억원) 등 순으로 순자산 규모가 늘었다. 같은 기간 달러선물 ETF에선 ‘KODEX 미국달러선물’과 ‘KOSEF 미국달러선물’의 순자산이 모두 각각 427억원, 23억원이 줄었는데, 달러와 금리도 모두 챙기고 싶은 투자자들이 SOFR ETF로 갈아탔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강달러’ 기조가 짙어지면서 SOFR ETF와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까지 모두 고르게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보름 동안 달러 선물 ETF에선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KOSEF 미국달러선물 모두 각각 2억원 안팎의 순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SOFR ETF의 경우,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484억원)·ACE 미국달러SOFR금리(합성)(201억원) 등 견조한 자금 유입세가 이어졌다.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서둘러 정리하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국내 상장된 달러 인버스 상품 5종 모두 순자산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의 순자산은 3.63%(15억원) 줄었다. 일명 ‘달러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와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각각 13억원, 2억원이 감소했다. 미국달러선물지수의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수익을 최대 2배로 얻고, 오르면 손실을 2배로 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소매 판매, 생산자물가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이면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달러화 강세와 함께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리자 금은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3주 만에 최저 수준을 찍기도 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주요국 성장률 컨센서스가 반등하면서 달러화 약세, 주식시장은 강세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외환시장에선 한때 90대에 진입했던 달러화 지수가 다시 100대 초중반까지 상승했다. 주식시장 투자자금을 살펴보면, 신흥국 자금유입은 줄고 선진국 자금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FOMC 회의 결과에서 단기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 결정이 미국 국채 금리는 물론 달러화 흐름에 단기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금리 동결 결정에도 파월 의장 발언이나 점도표가 추가 금리인상 불확실성을 해소시키지 못한다면 달러는 추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이번 주 다소 확대될 수 있다”며 “90달러를 넘어선 유가 역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