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삼호 1·2·3차, 정비구역 입안 제안 계획
내년 6월 정비구역 지정·12월 조합설립 추진
인근 재건축 활발…‘원조 부촌’ 명성 회복 시동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본동에 위치한 삼호아파트가 정비계획 수립 등 재건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준공 40년을 훌쩍 넘었지만 신탁 방식에서 조합 방식으로 선회하는 등 과정에서 사업 속도는 부진했는데, 조만간 구청에 정비계획 입안을 제안하고 내년 말까지 조합 설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 삼호(1·2·3차) 재건축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는 내달 중순경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입안 제안을 서초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추진위는 지난 11일 주민 설명회를 열어 소유주들에게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지정(안), 건축계획(안), 추정분담금 등을 설명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803가구 통합 재건축을 통해 최고 43층, 1000가구 이상 규모 단지로 거듭나겠다는 계획도 거론됐다. 방배 삼호아파트는 1차·2차·3차 내 10개 동, 총 803가구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호 3차 내 12·13동은 같은 아파트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별도 진행 중이다. 3종 일반주거지역이 아닌 준주거지역으로 토지 용도와 용적률 상한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위는 정비계획 입안을 위한 동의서를 징구 중이며, 9월 1일에는 주민총회를 열 예정이다. 정비계획 입안 제안을 위한 법정 동의율은 60% 이상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신속한 동의가 중요해 독려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고시를 거쳐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추진위는 내년 6월경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되면 그해 12월쯤 조합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방배 삼호아파트는 1차의 경우 1975년, 2·3차는 1976년 설립돼 준공된 지 50년에 가깝다. 이수교차로 등 큰 도로 진입이 편하고 지하철 구반포역(9호선), 내방역(7호선), 이수역(4·7호선)과 인접한 ‘사통팔달’ 입지가 강점이다. 반포동과도 맞붙어 있어 일부 학군을 공유하며, 예술의전당 등이 가깝다.
다만 동별 분담금 차이 등으로 그간 재건축 사업이 다소 속도를 내지 못했다. 1차에 포함됐던 14동은 지난 2005년 단독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방배래미안에버뉴아파트’(96가구)가 된 상태다. 1·2차 단지의 경우 사업 속도 단축을 위해 지난 2017년 신탁 방식을 선택했지만, 동의율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어 조합 설립 방식으로 선회했다.
한편 방배동 내에서는 방배 삼호아파트 외에도 다수 단지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방배동은 과거 ‘압·서·방(압구정·서초·방배)’으로 불린 강남권 전통 부촌이지만, 한동안 노후화로 존재감이 약해졌다. 그러나 뛰어난 입지 덕에 소규모 사업에도 1군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붙는 등 판세 역전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방배 삼호 3차 12·13동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현대건설이 수주해 ‘디에이치’가 적용될 예정이다.
서초구 재건축포털에 따르면 방배동 일대에선 방배5~8, 13~15구역, 방배임광 1·2차, 방배신삼호 등이 재건축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각 구역 사업장은 고급 커뮤니티 시설에 집중하고 있다. 방배권 한 재건축 사업장 관계자는 “커뮤니티 시설 차별화는 시세 수억원을 차이 나게 할 수 있다”며 “강남권 내에서는 관리비를 떠나 ‘똘똘한 한 채’가 되기 위한 고급화는 필수며, 주변 조합과의 커뮤니티 설계 경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