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구 70층, 3지구 73~75층 검토
“압구정도 간다는데…우리도 초고층 바람”
‘조합장 공석 상태’ 4지구는 불확실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시가 규제를 확 풀어주니 주민들은 (기분이) 구름 위에 둥둥 떠있습니다. 최고층 100층으로 짓자는 분도 있고요.”(성수전략정비구역 내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
최근 층수 규제가 사라진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초고층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들어설 초고층 단지는 향후 ‘트리마제’(47층), ‘갤러리아포레’(45층), ‘아크로서울포레스트’(49층) 등을 능가하는 성수동 부촌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성수전략구역 내 1~4지구는 모두 조합 설립을 마쳤고 건축심의 단계다. 이 중 1~3지구는 시가 규제를 풀어준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최고 70층 이상 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재개발조합은 이달 말까지 서울시에 최고 층수, 면적, 입면 등이 담긴 기본 건축 계획안을 제출 예정이다. 각 조합에 따르면 1·2지구는 최고 70층, 3지구는 최고 73~75층 수준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성수2지구 재개발조합은 이달 25일까지 성수전략정비구역 신속통합기획 정비계획(안)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설문지 중 ‘선호 건축계획’ 설문 항목 답변으로는 ‘서울시 건축계획(안)에 따른 최고층수 50층 이내로 배치’, ‘높이 300m 이내 주동 2개동을 최고층수 70층 이내로 배치’ 중 1개를 고를 수 있다.
아직 설문 기간 중이지만, 70층을 선호하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아 조합은 일단 시에 70층 설계안을 제안할 것으로 잠정 확정했다. 조합 관계자는 “답변을 한 주민들 대부분이 70층안을 선택했다”며 “그간 사업이 정체됐지만 향후 서울시 고시가 나오는 대로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최고 70층 설계시 가구 수는 2108가구, 임대 가구는 359가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조합은 모든 가구를 남향으로 배치해 모든 동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뚝섬로의 경사가 시작되는 하단부 지점을 들어올려 강변북로 덮개공원으로 이어지는 경사를 완화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사로 시작 지점부터 생기는 하부 공간은 ‘용적률이 포함되지 않는’ 가용 공간으로 만들되, 개방형 주민 체육시설 설치를 제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수1지구 조합도 최고 70층안을 논의하고 있다. 1지구 조합 관계자는 “현재 압구정에서도 최고 70층 이상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성수지구도 초고층 바람을 타고 있다”며 “조합원 대부분이 70층이면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수3지구 조합은 최고 73~75층안을 검토하고 있다. 3지구 조합 관계자는 “현재 층수에 대한 설문을 진행 중인데 ‘70층 이상’을 꼽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며 “향후 총회에 안건을 올려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수4지구의 경우, 내홍을 겪으며 현재 조합장 공석 상태로 이달 말 건축계획안 제시 여부가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앞서 서울시가 지난달 공개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은 1~4지구에 대한 150m·50층(평균 30층) 높이 규제를 폐지하고 대상지 전체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유연한 건축계획이 가능하게 한 게 핵심이다.
가구 수는 2011년 계획된 8247가구보다 806가구 많은 905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획지 면적은 약 5만㎡ 확대하고, 순부담률은 30.8%에서 20.2%로 줄여 사업성을 개선한다. 서울시는 지구별로 건축계획안을 받아 검토하고 정비계획서를 성동구에 송부할 예정이다. 구청은 추후 주민공람·공고, 구의회 의견청취 등을 거쳐 시에 결정 요청을 하게 된다. 이후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특별분과(수권) 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계획 변경고시가 이뤄지는 수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