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美캠프데이비드서 만날 듯…별도 회담은 처음
‘대북 공조 강화’ 3국 정상 강한 의지 보여준단 평가
북핵 억지력 강화·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테이블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정상이 내달 미국에서 만나 북핵 대응을 위한 3국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사일 정보공유, 확장억제 강화 등 3국간 북핵 대응 공조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20일 언론공지를 통해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8월 중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3국 간 조율을 거쳐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내달 18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3국 정상이 다자회의를 계기로 만나는 것이 아닌, 별도의 단독 정상회의을 갖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북핵 억지력 강화를 위한 3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 그간 한미일 3국 정상회의는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같은 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 지난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에 개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캠프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청하는 것도 처음이다. 캠프데이비드는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우리에게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곳으로 익숙하다.
한미일 3국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의 2분 약식회담 당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워싱턴DC에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함께 북핵 대응 등 안보협력,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등의 분야에서 3국간 협력 강화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신형 고체연료 ICBM 발사 등 각종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3국 공조가 최우선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도 이날 내달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사실을 보도하며 북핵 대응을 위한 3국간 안보협력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3국 정상이 개인적인 신뢰를 다지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3국간 협력을) 어필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 북한 미사일과 관련한 즉각적인 정보 공유를 조기에 시작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핵우산’을 포함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협력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협력 강화 방안 등도 의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 윤 대통령과 각각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데 이어 약 4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찾게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국빈 방미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며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워싱턴 선언’ 이행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워싱턴 선언’에 명시된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지난 18일 서울에서 출범회의를 개최했으며, 미국의 핵전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이 42년만에 부산항에 기항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SSBN에 올라 “이처럼 절대 보안을 요구하는 무기체계까지 한미가 공유하기 때문에 미국의 확장억제가 한미 공동의 핵억제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며 “한미는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