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보험사들이 펫보험 시장을 잡기 위해 보상한도와 서비스를 확대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7만건 규모로 커진 펫보험 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3일부터 보장을 강화한 펫보험 신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물병원 의료비 1일 보상한도를 15만원에서 30만원으로 확대한 것이 공통점이다.
현대해상이 내놓은 ‘현대해상굿앳굿우리펫보험’의 경우, 반려동물이 수술을 받았을 때 하루 최대 보상한도를 업계 최고 수준인 240만원으로 늘렸다. 반려견 의료비 보상비율도 최대 90%로 확대했다.
KB손해보험도 지난달 출시한 ‘KB 금쪽같은 펫보험’의 치료비 보장비율을 기존 최대 80%에서 90%로 높였다. 업계 최초로 자기부담금이 아예 없는 플랜도 내놨다.
메리츠화재가 5월에 선보인 ‘(무)펫퍼민트Puppy&Love’, ‘(무)펫퍼민트Cat&Love’는 1만원으로 고정됐던 자기부담금에 대해 2만원, 3만원 유형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보험료는 반려견은 3%, 반려묘는 15% 정도 저렴해졌다.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해상은 반려동물 시터비 담보를 신설하고, 반려동물 육아 플랫폼 ‘에필’과 제휴해 3만원 상당의 펫물품을 지원한다.
KB손해보험은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겪는 우울증상인 펫로스 증후군을 보장하는 정신질환특정진단비, 반려인 사망 이후를 위한 반려동물양육자금 보장을 제공한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부터 펫보험 가입시 구충제, 예방접종 등 보험사고의 발생위험을 낮추는 물품을 20만원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만큼, 보험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펫보험 활성화 태스크포스(TF)가 하반기 중 펫보험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진료 표준화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펫보험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계약건수는 2018년 말 7005건에서 2022년 말 7만1896건으로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는 같은 기간 11억원에서 287억원으로 커졌다. 펫보험 시장이 5년간 10배 성장하기는 했지만, 펫보험 가입률은 아직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동물진료 표준수가 마련 및 진료코드 표준화,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 동물등록제 안착 등 걸림돌이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보험사들이 신상품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며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시장도 커지고 서비스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