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인근, 성공률 압도적 1위
최근 허니무너 늘어..영원히 간직할 추억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북극에 근접한 여러 나라들이 저마다 오로라 관측에 대해 “내가 제일 잘 나가”라면서 경쟁한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그러나,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의 옐로나이프(Yellowknife)를 첫 손에 꼽았다. 세계 최고 오로라 관측지로 선정한 것이다.
신이 있어, 북쪽 대륙의 밤하늘에 신비스런 그림을 지휘하듯, 옐로나이프의 여름밤 하늘에는 물결치는 빛의 판타지가 펼쳐진다. 과거엔 모험가의 전유물 처럼 여겨졌지만, 요즘은 잊을수 없는 추억을 남기고픈 허니무너들의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는다.
▶오로라 관측 성공률 압도적 1위= 옐로나이프는 일년 중 약 200일 동안 오로라가 출현한다. 오로라 관측 당첨율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다.
오로라 발생 빈도가 이렇게 높은 데에는 맑고 쾌청한 하늘, 낮은 습도, 그리고 오로라가 쉽게 형성되는 최적의 환경(Aurora Oval:오로라 오발)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구름이 오로라 관측을 방해할 확률이 낮고, 외진 곳이니 인공 불빛이 적다는 이유도 한 몫을 한다. 그렇기에 옐로나이프는 3박 이상 머물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95% 이상이며, 4박 이상일 땐 무려 98%나 된다.
옐로나이프가 세계 최고의 오로라 여행지로 꼽히는 또다른 이유는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거리이기 때문으로,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기 항공편으로 갈 수 있는 오로라 오발 내 도시이다. 덕분에 원주민들이 운영하는 오로라 빌리지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전세계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홍현희-제이슨 부부의 원픽, 이유는?= 홍현희와 제이쓴 커플의 4박 5일 허니문 여행지로 당첨된 옐로나이프는 오로라 신혼여행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시즌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온다. 백야가 사라지는 8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를 여름 오로라로 구분하는데, 가을에 접어들면 오로라와 함께 단풍까지 즐길 수 있다.
위도가 높은 곳에 위치해 나뭇잎들이 일찍 물들기 때문이다. 가벼운 옷을 걸친 채 울긋불긋한 단풍 숲 위에 오로라가 내려앉은 장면은 가을에만 누릴 수 있는 한정판 특별선물이다.
낮 시간 동안은 오로라를 향한 기다림도 잊게 할 여행 액티비티가 기다리고 있다. 여름과 가을 시즌엔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하이킹 만한 것이 없다.
▶낮엔 절경 트레일= 동쪽으로 70㎞ 뻗어 있는 잉그라함 트레일(Ingraham Trail)은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손꼽히는 경치 좋은 트레킹 코스로, 간단히 피크닉 바구니를 준비하면 숲 속에서 휴식하며 힐링 타임을 누린다.
트레일을 따라 상록수 숲을 가로질러 가면 옐로나이프 명소인 캐머런 폭포(Cameron Falls)가 나타난다. 거대한 암석에 앉아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를 감상하거나 폭포가 만든 천연 풀장에서 더위를 식히며 수영을 즐기기도 한다.
낚시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물 반, 고기 반. 캐나다의 물고기들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어른 팔뚝만 한 건 기본이고, 두 사람이 들어도 버거울 정도로 큰 물고기들이 태반이다.
노던 파이크(Northern Pike)라 불리는 먹성 좋은 강꼬치고기를 비롯해 버봇(Burbot), 인코누(Inconnu) 등 30kg가 넘는 거대한 생선들도 잡힌다.
▶낚시, 캠핑, 그리고 단풍..낮에도 취한다= 가장 인기 있는 물고기는 화이트피시(Whitefish)로, 잡기도 쉽고 맛이 좋아 주식으로 많이 먹고 있다. 옐로나이프 근교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수(Great Slave Lake)에서 보트를 타고 낚시 체험도 나설 수 있다. 캐나다 교민들은 회가 먹고 싶을때 직접 낚시한다고 한다.
도심에서 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리드 레이크 테리토리얼 공원(Reid Lake Teritorial Park)은 캠핑을 위해 찾는 곳이다.
자연의 정취가 가득한 데다 호숫가 비치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어 현지인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곳이다. 낮부터 밤까지 온종일 자연에 파묻힌 채 모닥불 앞에서 ‘불멍’에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오로라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래프팅 후 날 저물면, 더 큰 설렘 시작= 옐로나이프 근처에 있는 매켄지 바이슨 보호구역(Mackenzie Bison Sanctuary)은 가을 단풍에 취하기 좋은 곳이다. 바이슨을 찾아 달리는 동안 끝이 없는 단풍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에서 가장 많은 바이슨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 무리들을 만나는 일도 어렵지 않다.
옐로나이프 서쪽 600㎞ 지점에 위치한 나하니 국립공원(Nahanni National Park Reserve)은 수억 년 전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빽빽이 우거진 보리엘 숲과 아북극 지역의 기후로 비행기나 배로만 접근이 가능한 덕분에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아 태고의 대자연 속에서 카누, 카약,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액티비티도 즐거운데, 어둠이 깔리면 더욱 설렌다. 하늘 예술이 즉흥환상곡 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들에겐 고난이 닥쳐도 이 치명적인 추억을 공유했기에 서로를 의지하며 당차게 살아갈 용기와 에너지를 축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