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밀가루 섭취를 줄이려는 추세와 글루텐 프리(gluten fre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쌀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유력 매체 CNN 트래블(travel)도 ‘전 세계 최고의 쌀요리’ 목록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순위와 상관없이 20가지 음식이 선정됐다. 여기에는 한국의 ‘비빔밥’도 포함됐다.
유명한 ‘빠에야’부터 바삭한 ‘타디그’·달콤한 ‘밀히라이스’까지
CNN이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서아프리카에서 즐겨 먹는 ‘졸로프(Jollof)’다. 졸로프는 토마토, 고추, 향신료 등을 넣고 만든 붉은색 볶음밥이다.
스페인의 ‘빠에야(Paella)’나 인도네시아 ‘나시고랭(Nasi goreng)’처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쌀요리도 언급됐다. 빠에야는 팬에 사프란, 올리브오일, 해산물 등을 넣고 만든 볶음밥으로, 고급 향신료인 사프란이 들어가기 때문에 노란빛이 감돈다.
나시고랭은 2017년 CNN이 페이스북 설문조사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던 음식이다.
이번 목록에서 유일하게 2개의 메뉴가 선정된 국가는 이탈리아다. ‘파스타와 피자의 나라’에서 쌀로 만든 요리가 2개나 꼽힌 것이다. ‘리조또(Risotto)’와 ‘아란치니(Arancini)’가 그 대상이다. 아란치니는 동그란 주먹밥에 빵가루를 입혀서 튀긴 음식이다.
국내에서는 낯선 음식도 등장했다. 이란의 ‘타디그(Tahdig)’는 팬에서 밥을 튀겨 만든 요리로, 사프란이나 달걀노른자를 넣고 황금색으로 만든다. 누룽지처럼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또 태국식 볶음밥인 ‘카오팟(Khao Pad)’에 대해서도 “고급 식당뿐 아니라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소개됐다.
‘케저리(Kedgeree)’는 대영제국 시기, 식민지였던 인도 요리에 영향을 받아 영국풍으로 변신한 커리밥으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좋아했던 음식으로 언급됐다. 생선살, 계란, 강황 등을 넣고 만든다. 이와 함께 인도의 ‘비르야니(Biryani)’, 미국 ‘루이지애나 더티 라이스 (Louisiana dirty rice)’ 등이 소개됐다.
달콤한 쌀 디저트요리도 있다. 독일의 ‘밀히라이스(Milchreis)’는 쌀에 우유를 붓고 계피와 바닐라, 꿀 등을 넣어 만든다. 달콤한 우유죽과 비슷하다.
일본 ‘오니기리’·한국 ‘비빔밥’·중국 ‘쫑즈’도 선정
한·중·일 국가의 음식도 소개됐다. 중국의 쌀요리로는 ‘쫑즈(Zongzi)’가 선정됐다. 쫑즈는 삼각형으로 만든 찹쌀밥을 대나무 잎으로 감싸서 쪄낸 중국식 주먹밥이다. 중국에서는 단오절에 쫑즈를 먹는 풍습이 있다.
한국 요리에서는 비빔밥이 꼽혔다. 매체는 비빔밥에 대해 “전 세계적 명성을 얻은 요리로, 한 그릇안에 개별적으로 준비한 고기와 야채가 들어있다. 전주의 비빔밥이 가장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한식에는 밥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들이 있으나, 비빔밥만이 선정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의 경우 ‘삼각김밥’과 비슷한 ‘오니기리(Onigiri)’가 소개됐다. 특히 CNN은 이번 목록을 선정하면서 “일본의 스시와 스페인 빠에야와 같은 유명한 쌀요리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행으로 맛볼 수 있는 쌀요리는 각 지역마다 다양하다”며 유명 요리로 ‘스시’를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서는 수많은 스시 전문점이 있다. 일본의 외식산업은 우리나라보다 일찍 해외에 진출해 자리를 잡은 상태다. 때문에 스시에 익숙한 서구권에서는 한국의 김밥을 일본의 스시나 스시롤, 또는 오니기리로 혼돈하는 경우도 많다.
스시는 다른 미식 가이드의 쌀요리 순위에서도 2위에 꼽힌 바 있다. 글로벌 미식여행 가이드인 테이스트아틀라스(TasteAtlas)가 올해 4월 발표한 ‘세계 100대 쌀요리’에서는 1위 이탈리아 ‘포르치니 리조또(Risotto ai funghi porcini)’에 이어 일본의 스시가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