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I 25 이상 ‘아킬레스건파열 4.39배, 아킬레스건염 2.29배’ 발생 위험 높아
- 1만 명당 발생률 ‘아킬레스건염 발생률 9.5명·아킬레스건파열 2.4명’
- 체질량지수(BMI) · 아킬레스건염 위험 연관성, 대규모 분석 국내 첫 연구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뚱뚱할수록 아킬레스건파열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최준영 교수팀이 2009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20세 이상 1천 683만 532명을 분석한 결과다.
주 3회 이상 고강도 운동을 시행한 그룹을 분석한 결과, 저체중 그룹(BMI 18.5 미만)에 비해 과체중 그룹(23~25 미만)은 3.34배, 비만 그룹(BMI 25 이상)은 4.39배 아킬레스건파열 발생 위험이 높았다. 아킬레스건염도 과체중 그룹에서 1.88배, 비만 그룹이 2.29배 발생 위험이 높았다.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역시 비만이 중요한 위험인자로 나타났다. 아킬레스건염은 1만 명당 매해 발생률이 저체중 그룹(5.47명)에 비해 과체중 그룹에서는 1.8배(9.68명), 비만 그룹에서는 2.2배(12.17명) 높았다. 아킬레스건 파열도 저체중 그룹(0.76명)에 비해 과체중 그룹에서 3.3배(2.52명), 비만 그룹에서 4.5배(3.44명) 많았다. 특히 나이가 젊은 20~39세 비만 그룹에서 아킬레스파열 위험이 최대 3.9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의 아킬레스건염 발생률은 1만 명당 매해 9.59명, 아킬레스파열 발생률은 2.40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BMI는 ▲저체중 18.5 미만 ▲정상 18.5~ 23 미만 ▲과체중 23~25 미만 ▲비만 25 이상 등 4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족부질환 전문의인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최준영 교수는 “동일한 운동을 하더라도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발목 힘줄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해, 힘줄이 12% 이상 두꺼워질 수 있다”며 “힘줄이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손상 위험성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허리둘레에 따라 세 그룹(하위 30%, 중위 30%, 상위 30%)으로 나눠 아킬레스건염 발생 위험도도 분석했다. 비만하면서 허리둘레가 상위 30% 이상 그룹에 속할 경우, 허리둘레 하위 30% 그룹보다 아킬레스건염 발생 위험이 최대 30% 이상 증가했다. 이런 원인으로 연구팀은 허리둘레가 늘면 내장지방이 쌓인다는 증거로 면역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호르몬이나 대사에 영향 물질들이 분비돼 힘줄 치유에 방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킬레스건파열은 허리둘레와의 연관성은 보이지 않았다.
최준영 교수는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에 따른 아킬레스건염 및 파열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첫 대규모 연구”라며 “모든 연령층에서 비만이 아킬레스건염 발병 위험을 높이는 만큼, 정상 체중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킬레스건은 종아리근육과 발꿈치를 연결하는 힘줄로, 뒤꿈치를 들어올릴 때 강하게 작용한다.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거나 파열되면 통증과 부종이 생겨, 뛰거나 경사진 언덕을 오르기 어렵다. 아킬레스건염은 초기에 치료해야 만성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아킬레스건을 쉬게 하고 체중부하를 줄여야 한다. 아킬레스건파열인 경우 오진율이 높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수술적 치료나, 6~8주 깁스를 통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정형외과학회 국제학술지 ‘Clinics in Orthopaedic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