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매년 10%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여름 비빔면 시장에 ‘쫄면’이 새로운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올 2월 농심이 먼저 야심작 배홍동 쫄쫄면을 선보이며 바람을 일으키더니 비빔면계 절대강자 팔도도 신제품을 내며 전면전에 나섰다. 쫄면으로 확대된 올 여름 비빔면 전쟁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농심 배홍동 쫄쫄면 나오자…팔도 ‘비빔쫄면’ 재출시
11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최근 신제품 ‘팔도 비빔쫄면’을 공개한 후 온라인채널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2014년 출시됐으나 2021년 단종됐던 쫄비빔면을 리뉴얼한 제품이다. 팔도 관계자는 “재출시해달라는 소비자 의견이 많아 이를 반영해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팔도가 5월 비빔쫄면을 출시한 배경에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비빔면 시장과 더불어 경쟁사 농심 배홍동 쫄쫄면의 인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3주간 쫄면의 매출은 전년 대비 2배가 늘었다.
사실 라면 시장에서 쫄면 자체는 그동안 빨간라면과 비빔면을 제외하고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일종의 틈새 시장이었던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농심 배홍동 쫄쫄면의 인기가 쫄면에 대한 소비 증가로 이어져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팔도까지 참전…쫄면 1등, 누가 될까
오히려 농심의 경우 ‘비빔면보다 쫄면이 더 잘나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쫄면이 배홍동 브랜드를 견인하고 있다. 농심은 2월 27일 배홍동쫄쫄면을 출시했는데 이후 42일 동안 누적 매출이 45억원에 달했다. 배홍동비빔면의 올해 1월부터의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이 100여일 동안 55억원이었다. 쫄쫄면이 비빔면보다 하루 평균 약 2배 가까이 팔리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은 쫄면이 가지는 진한 색과 새로운 식감에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냉장제품으로 찾아봤던 기존 쫄면 제품들과는 달리 건면을 활용해 편리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최근 건면 쫄면 제품을 처음 먹어본 직장인 김모(24) 씨는 “비빔면 색보다 진하게 느껴진 데다 익숙한 비빔면 맛과는 다를 거 같아서 사 봤다”면서 “비빔면보다 감칠맛이 있고 면도 더 쫄깃해 더 찾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다가오는 더위도 소비자들의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한 5월 첫주(1일~7일)의 경우 쫄면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8.6% 올랐다. 4월 넷째주(18일~24일)와 4월 다섯째주(24일~30일)의 전년 대비 신장률인 114.3%, 118.5%보다 더욱 늘어난 것이다.
이런 인기에 더불어 농심은 대형마트 등에서 농심 쫄면과 비빔면을 함께 구입하면 추가 할인을 하거나 증정품을 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쫄면 제품을 가진 오뚜기(진짜쫄면), 풀무원(탱탱쫄면) 등도 더욱 치열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800억원대로 성장할 비빔면 시장에서 쫄면이 판을 뒤집는 변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