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10만원권 수표 이용이 빠르게 줄고 있다. 수표 발행 절차 없이 5만원권으로 더 간편히 이용 가능한 데다 신용카드 및 모바일결제까지 확대된 데에 따른 것이다.
2일 한국은행 및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이용 건수는 일평균 11만4000건으로, 전년(14만5000건) 대비 21.6% 줄었다. 10만원권의 일평균 이용금액 역시 같은 기간 14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21.6% 감소했다.
10만원권뿐 아니라 수표의 이용 자체가 줄고 있다. 정액 자기앞수표 일평균 이용 건수는 2021년 22만3000건에서 지난해 18만6000건으로 16.7%가 감소했고, 이용금액 역시 920억원에서 830억원으로 10% 가까이 축소됐다.
원하는 액수를 마음대로 적어넣는 비정액권을 포함한 전체 자기앞수표 일평균 이용 건수도 지난해 22만4000건으로, 1년 전 25만9000건보다 13.5%가 미끄러졌다. 다만 부동산거래나 사업상 거래대금 지급 등 고액 거래에 많이 이용되는 비정액권을 포함한 이용금액은 이 기간 1조2060억원에서 1조2440억원으로, 3.1% 증가했다.
10만원권 수표는 지난 2009년 6월 5만원권 지폐가 등장하면서 이용이 급감했다. 5만원권은 발행과 배서 등의 불편한 절차가 없고, 자금 추적이나 부도 등 위험이 없다는 점 등에서 자기앞수표를 빠르게 대체했다.
실제 5만원권이 나오기 이전인 2008년까지만 해도 10만원권 수표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374만2000건에 달했다.
그러나 5만원권이 나온 2009년 307만3000건으로, 17.8% 줄어든 이후 지속적으로 이용이 줄고 있다. ▷2017년 43만1000건 ▷2018년 31만3000건 ▷2019년 22만5000건 ▷2020년 17만건 ▷ 2021년 14만5000건 ▷2022년 11만4000건까지 줄었다. 14년 만에 97%가 급감한 셈이다.
일평균 이용금액 역시 2010년 2480억원과 비교하면 지난해에는 110억원으로, 12년 만에 95% 이상 감소했다.
10만원권 수표의 퇴장을 부추긴 것은 5만원권뿐 아니라 전자방식 지급수단이 발달한 것도 있다. 스마트폰을 통한 지급 결제가 일반화되면서 10만원권을 포함한 자기앞수표 이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 결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포함한 지급카드 이용 건수는 일평균 73만4530건으로 전년 대비 9.8%, 이용금액은 3조2660억원으로 12.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