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그가 마지막 NBA 파이널에서 신었던 나이키 운동화는 가치가 어느 정도일까. 최근 조던의 마지막 파이널 착용 운동화가 220만 달러(약 29억 원)에 낙찰됐다.
11일(현지시간) 조던이 시카고 불스 시절인 1998년 유타 재즈와의 NBA 파이널에서 신었던 나이키 에어조던 XIII 모델 농구화가 이날 소더비 경매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순수 낙찰가 180만달러에 팔렸다. 이는 역대 스포츠화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액수다.
당초 소더비 측은 최대 400만 달러(약 52억9000만 원)의 낙찰가를 예상했으나 그에 미치지는 못했다.
이 농구화는 NBA와 조던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1998년 NBA 파이널 2차전 후반에착용한 신발이다. 당시 조던은 경기가 끝난 뒤 신발에 서명을 한 뒤 라커룸을 관리하는 볼보이에게 선물로 줬다. 볼보이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조던은 37득점을 올리며 시카고 불스가 93-88로 승리하는데 주역이 됐다.
조던이 입거나 신었던 용품은 경매에 나오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히트 상품이 된다. 84년 데뷔 당시 신었던 나이키 농구화는 2021년 소더비 경매에 147만2000 달러(약 19억원)에 팔렸다. 98년 파이널 1차전에 입었던 저지는 지난해 무려 1010만달러(약 133억원)에 낙찰됐다.
한편 조던의 경매 물품들이 간간이 나오는 1998년 파이널은 전 세계 농구팬들을 사로잡았던 명승부가 펼쳐졌던 시리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를 36년만에 우승으로 이끈 리오넬 메시의 활약상을 전 세계 언론들이 ‘라스트 댄스’라고 칭했는데, 사실 이런 표현이 먼저 쓰였던 대상은 98년 NBA 파이널에서 우승한 시카고 불스였다. 이는 2020년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시카고의 전성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제목이기도 하다.
35세의 마이클 조던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98년 파이널은 시카고를 이전에 5차례 정상에 올려놓은 명장 필 잭슨 감독에게도 마지막 시즌이었다. 이 시즌 6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잭슨 감독은 LA 레이커스로 옮긴다.
잭슨 감독은 조던,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먼, 토니 쿠코치, 룩 롱리 등 시카고 불스 선수들에게 자신이 이 결승전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며 이 여정을 ‘라스트 댄스’라고 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스의 상대는 유타 재즈. 불스의 벽에 막혀 우승을 하지 못했던 비운의 팀이기도 한 유타는 역대 최고의 콤비로 불리는 존 스탁턴-칼 말론이 버티고 있었다.
1차전은 88-85로 유타가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에 낙찰된 운동화를 신고나온 조던이 2차전에서 37점을 쏟아부으며 93-88로 승리하며 1승1패를 만들었다. 시카고는 2승을 더 보태 3승1패로 앞섰지만 5차전을 81-83으로 패하고 6차전에 나섰다.
피펜 등 동료들이 제 몫을 다해주지 못한 가운데 조던은 혼신의 힘을 다해 플레이하고 있었다. 시카고가 85-86으로 뒤진 종료 18초 전, 유타의 볼을 가로챈 시카고는 공격에 나섰고 조던이 볼을 드리블하며 득점을 노렸다.
수비가 뛰어난 브라이런 러셀이 조던을 밀착 마크를 했다. 그러나 조던이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는 척하며 러셀이 잠깐 쏠린 사이 그대로 점프하며 쏜 슛이 꽂히면서 시카고가 87-86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유타는 마지막 역전을 노린 것이 실패하며 시카고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 장면은 ‘더 라스트 샷’으로 불리며 25년이 지난 지금도 농구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결승전을 끝으로 조던은 은퇴했고, 필 잭슨 감독은 레이커스 감독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