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윤희·박상현(도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한국과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은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며 한일관계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그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돼온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양국의 협력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제가 이렇게 만난 것은 그간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일 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임을 양국 국민들께 알려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협력 강화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국길에 오르기 전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을 언급하며 “오늘 아침 제가 도쿄로 출발하기 전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서 보듯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서로 긴밀히 공조하고 연계해 이러한 불법적인 위협과 국제사회의 난제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 회담에서는 그간 정체되어온 한일관계를 협력과 상생 발전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익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확대회담에 앞서 23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소인수회담에서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기시다 총리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주 도쿄에서는 벚꽃이 개화했다”며 “봄을 맞이한 이 시점에 한일관계를 위해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조금 전 양국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셔틀외교를 복원하고자 합의했다”며 “한일 양국이 협력해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 해나가기로 의견을 나눴다. 또, 오늘 아침 북한의 ICBM 발사는 명백한 도발이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미일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오후 4시50분부터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정상회담은 소인수 회담, 확대회담 순으로 진행했다. 소인수 회담은 오후 5시13분까지 23분간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곧이어 시작된 확대회담은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