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6일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숨 가쁜 1박 2일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 일정은 ‘한일 관계 개선’과 ‘미래’에 그 방점이 찍혀 있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 오전 도쿄로 출국해, 17일 늦은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실무방문’인 이번 일정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의 방일 첫 공식 일정은 현지 동포들과의 오찬 겸 간담회로 예정돼 있다.
16일 한일정상회담…“한일관계 전반 정상화 논의”
윤 대통령은 현지 동포들과의 오찬 후, 16일 오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한 뒤,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강제징용 판결 문제 해법 발표 이후 이행을 포함한 한일관계 전반에 대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며, 다양한 이슈에 관해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경제협력을 가로막고 있는 정책적 장벽들을 해소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번 정상회담과 만찬 행사를 통해 양 정상은 상호 간의 개인적 신뢰를 돈독히 다지면서, 양국관계 발전 의지를 서로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일단 강제징용 해법 발표를 했고, 그와 관련된 후속조치가 관계 부처 간에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수출 규제 완화’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셔틀외교 복원’ 등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관계자는 “수출 규제 문제, 또 화이트리스트 복귀 문제, 그다음에 WTO 제소 문제, 이런 것들이 다 맞물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협의가 어떤 한 부분에서 진전이 되면 다소의 시차는 존재할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그 세 가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그렇게 기대한다”고 했다.
“두 지도자 간 신뢰 보면 ‘셔틀 외교’ 복원 가능성”
그는 이어 ‘기시다 총리의 추후 방한 가능성’을 묻는 말엔 “기시다 총리께서 언제 방한하게 될지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해 봐야 알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역시 두 지도자들 간에 형성된 개인적 신뢰라든지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앞으로 셔틀외교가 정상 수준은 물론이고, 또 고위급, 장·차관 수준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진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양 정상이 회담을 마친 뒤 긴자 주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이후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양식집인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가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렌가테이는 일본식 포크커틀릿인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으로, 일본 정부는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희망을 반영해 이곳을 2차 만찬 장소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호스트로서 윤 대통령을 최대한 예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尹대통령, 17일 日게이오대에서 강연회도
윤 대통령은 방일 둘째 날인 17일 오전에는 한일교류를 지원하고 있는 일본의 친선단체 인사들과 만난다. 행사에는 대표적인 입법부 간 교류 단체인 한일의원연맹과 민간 교류 역할을 담당하는 한일협력위원회 소속 정계 주요 인사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는 아소 전 (일본) 총리, 스가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만큼, 윤 대통령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한일 양국 주요 경제인이 동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오찬을 함께 하며, 양국 경제교류 활성화와 기업인 간 교류를 지원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방일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17일 오후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일본 대학생과 한국인 유학생 등 한일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강연회를 하고 오후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도 양국 경제계가 협력과 교류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게이오대학에서 한국 유학생과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강연회를 갖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 한일관계의 주역들을 격려하고, 양국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한 공감대를 넓히는, 그러한 자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