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1위 첨단소재기업’ 목표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SK㈜ 첨단소재사업의 투자지분가치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6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11배 상승했다. 유망한 반도체‧배터리 소재 기업을 발굴, 적극적으로 투자한 전략이 주효했다. SK㈜는 최근 성장하고 있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소재에 투자, ‘2025년 글로벌 1위 첨단소재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일 SK㈜에 따르면 첨단소재사업의 투자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11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SK㈜ 시가총액(약 13조원, 9일 기준)의 약 85%에 달한다. 6년 전인 2016년 말 1조원보다 11배 상승했다. 투자지분가치는 SK㈜ 지분율만 반영한 첨단소재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순자산가치 합을 의미한다.
첨단소재사업은 반도체‧배터리 소재 등을 일컫는다. 신성장 사업인 점을 고려해도 투자지분가치가 급격히 상승한 데에는 SK㈜만의 탁월한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SK㈜는 회사 지분 인수에 그치지 않고, 피인수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공을 들였다.
2015년, 2016년에 각각 인수한 SK머티리얼즈(반도체 특수가스), SK실트론(실리콘 반도체 웨이퍼)이 대표적 사례이다. SK㈜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의 제조경쟁력을 키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양사의 존재감을 키우고자 기존에 보유한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도 활용했다.
중국 동박 1위 제조업체인 왓슨도 SK㈜의 지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SK㈜가 2대 주주로 있는 왓슨의 매출은 2017년 17억4300만위안에서 2020년 30억2800만위안으로 3년간 74% 성장했다.
인수 기업과 연관된 사업 영역까지 투자를 확대하는 ‘볼트온(Bolt-on)’ 전략도 첨단소재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SK㈜는 SK머티리얼즈 인수 이후 산업가스(SK에어플러스), 반도체 포토 소재(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성장성이 높은 반도체 소재 영역으로 사업을 키웠다.
SK㈜의 투자 전략은 실적으로 검증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SK㈜ 첨단소재사업의 연결 매출은 2조8980억원이다. 6년 전인 2016년 전체 매출(5000억원)보다 5배 이상 성장했다.
SK㈜는 상승세를 이어가 ‘2025년 글로벌 1위 첨단소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SK㈜가 눈여겨 보고 있는 사업은 SiC 전력반도체 소재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실리콘 전력반도체보다 약 10배의 전압과 수백도의 고열을 견딘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억달러(약 2조원)에서 2026년 49억달러(약 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SiC 전력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고자 SK㈜는 지난해 국내 유일의 150㎜ SiC 전력반도체 설계 및 제조사인 예스파워테크닉스를 인수했다. SK실트론의 미국 현지 자회사인 SK실트론 CSS는 SiC 웨이퍼 생산능력을 기존의 5배인 연 50만장 체제로 확대한다는 목표로 미국 미시건주 베이시티 공장을 2025년까지 단계적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김양택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은 “SK㈜는 고성장 소재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고객·기술 관점의 SK만의 차별화된 시너지 창출을 통해 미래 기술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