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각 사별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방안을 가져오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각 계열사별로 ‘1등 DNA’를 심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 하나금융그룹 각 게열사 수장들의 진용이 모두 완성되면 이에 대한 방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 각 계열사 대표들은 올해 시장 점유율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안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융지주 중 인수합병(M&A)이 가장 절실한 상황인 만큼 이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이달 말 계열사 진용 마무리…함영주 색 본격화
하나벤처스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안선종 하나은행 부행장을 신임 대표로 맞는다. 현재 안 내정자는 취임 전 업무 보고 등을 받으며 회사 현안 파악에 나서고 있다. 하나벤처스를 끝으로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 대표 인사는 모두 마무리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월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새 인물들을 대거 등용했다. 특히 은행 출신 전문가나 ‘영업통’을 계열사에 대거 포진시켰다. 업계 안팎에서는 취임 2년차를 맞아 글로벌로 도약을 하려는 함영주 회장의 색채가 그대로 녹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함 회장은 이와 관련 올 초부터 대표들에게 “사별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방안을 가져오라”고 지시한 상태다. 함 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그룹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될까요?”라며 1등 DNA를 심을 것을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
여기에 적극적인 M&A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을 도약시키겠다는 뜻도 내놨었다. 함 회장은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면 궁극적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몸집 키우기 나서는 하나금융…공격적 M&A 나서나
지주 핵심인 은행 출신들이 대거 계열사로 내려간 만큼 각 사들은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개별적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생명 등과 공동상품 및 서비스 개발, 공동마케팅을 펼쳐온 핀크의 경우 하나은행 셀장 출신인 조현준 대표가 선장을 맡았다. 이에 따라 핀크는 하나은행과의 협업 뿐 아니라 계열사 투자를 더 받는 등 기존보다 그룹 내 입지를 키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성 대표가 이끄는 하나카드 역시 영업력 강화, 그룹사와의 시너지 창출 등에 나선다. 지난해 법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대거 자산을 늘린 만큼 올해에도 은행과 연계된 기업 중심으로 우선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하나카드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하나은행와 함께 성장세를 구가한 하나캐피탈은 올해 M&A에 뛰어들 전망이다. 전반적인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서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소비자금융이 발달한 곳인 만큼 오토금융 분야 등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기업들을 현지법인이 직접 인수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그룹 내 운용 역량 확대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그 일환으로 하나금융 내에서는 하나UBS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추후 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하나UBS자산운용과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결별이 선행돼야하는 만큼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올해 초 금감원은 하나UBS운용의 대주주 변경 승인심사를 마무리짓고 1분기 내에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UBS의 결별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해 핵심 과제가 비은행 부문 강화인 만큼 보험사 인수 외에도 각 계열사별로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이라며 “분야별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보자는 함 회장의 주문에 맞게 계열사별로 관련 방안을 마련해 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