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작년 12월 서울 악성 미분양 36가구 매입
“국민혈세로 건설사 이익 보장…도덕적 해이 부추겨”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작년 말 서울 강북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대거 사들여 ‘고가 매입’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산다”고 일침했다.
원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LH가 악성 미분양 상태인 강북의 어느 아파트를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읽고, 내부 보고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LH는 작년 12월 21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36가구를 매입임대용으로 각각 약 2억1000만원~2억6000만원대 가격에 사들였다. 총 매입금액은 79억4950만원으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악성 미분양 아파트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작년 6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지만 미계약이 발생했고, 같은 해 7월에는 15% 할인 분양에 나서기도 했지만 물량을 소진하지 못했다. 〈본지 1월 15일 단독기사 참고〉
원 장관은 이와 관련해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요?”라며 “이해할 수 없다. 결국 국민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제도로,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며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