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급락으로 침체 우려 되돌림
중국 경기·유로화 반등으로 유럽증시 상승
ECB추가 긴축 리스크…V자 반등 제약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유럽 증시가 새해 들어 가파르게 치솟는 가운데 상승 속도가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V자 반등’을 제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17일 유럽 증시 상승 랠리의 원인으로 ▷천연가스 가격 급락 ▷중국 경기 반등 ▷달러 약세 기대감을 꼽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급락발 물가 압력 둔화, 시중 금리 하락, 각종 체감지표의 저점 통과 등 천연가스 가격 급락의 효과가 순차적으로 가시화해 연초 주가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의미에서 유로 경기가 당초 전망과 달리 올해 경기침체를 피하거나 침체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얕은 침체에 그칠 가능성을 주식시장이 선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내 천연가스 재고 비축이 천연가스 수요 감소와 상반기 중 천연가스 가격의 추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증시 호재로 꼽았다.
중국 경기 반등과 유로화 반등도 유럽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연초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이 강화하고 있고 대중국 수출 회복이 직간접적으로 독일 등 유로존 경기 반등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달러 추가 약세 전망이 강화하고 있음은 역설적으로 유로화 가치의 추가 사응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자금이 경기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통화 가치 반등이 예상되는 유럽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금의 가파른 증시 반등 속도는 부담 요인이라며 V자 반등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봤다. 일부 유럽 증시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다다르고 있고,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과 이에 따른 ECB의 추가 긴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중 유럽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예상하지만 현재의 랠리 속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증시의 숨고르기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