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유지현 교수팀, 뇌졸중 환자 22명 분석
뇌졸중·척수손상 환자 '보행·균형능력·일상생활동작 수행능력' 향상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걷는 능력이 저하된 뇌졸중 환자에게 '보행로봇치료'를 시행한 결과, 보행능력과 운동능력 향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제대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로봇재활치료실) 유지현 교수팀이 뇌졸중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보행로봇치료 효과를 분석한 연구를 SCIE급 저널인 ‘뇌과학 저널(Brain Sciences)'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운동실조증 뇌졸중 환자 12명과 편마비 뇌졸중 환자 1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보행로봇치료 전과 후를 비교 분석했다. 운동실조증은 근육에 이상이 생겨 걷거나 물건을 집는 행동, 말하거나 삼키는 운동능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편마비는 뇌손상으로 인해 근육과 평형감각이 떨어져 전반적인 운동능력이 저하된 상태다.
분석결과 운동실조증 뇌졸중그룹에서 보행로봇치료를 시행한 결과, 12명 환자 모두 치료 전에 비해 보행능력이 향상됐다. 균형능력은 1.45배, 일상생활동작평가 중 이동능력은 1.47배 증가했다.
편마비 뇌졸중그룹에서도 80%인 8명의 환자가 치료 전에 비해 보행능력, 균형능력, 일상생활동작 수행능력 모두 호전됐다. 통계적으로도 두 그룹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에 사용된 로봇은 '엑소워크(Exo-WALK Pro, (주)HMH)'로, 환자가 로봇에 탑승해 실제 지면을 보행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보행속도에 맞춰 로봇을 평지에서 이동하며 걸을 수 있다"며 "환자는 실제로 걸어가고 있는 느낌을 얻을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고,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된 뇌졸중 환자에게는 치료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다른 연구에서도 보행로봇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팀이 13명의 불완전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보조 보행치료를 시행한 결과, 보행 기능은 2.2배, 균형감각은 1.2배 향상됐다.
유 교수는 "뇌졸중이 뇌간이나 소뇌에 발생하면 근력마비 외에 체간 균형능력의 저하, 운동능력이 저하되는 실조증을 겪게 된다"며 "지금까지는 로봇보행치료 대부분을 경직성 편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했으나 이번 연구로 효과가 입증된 만큼 운동실조성 뇌졸중 환자에게도 확대 시행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