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달 만에 ‘-4.72%’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역대 최대 하락

서울 1~10월 누적 하락률 -13.21%

수도권 실거래가는 14.85%나 폭락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

“급매물 위주 거래로 낙폭 더 커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10월 전국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0월 누적 하락률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크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3.34% 떨어지면서 8월(-1.98%)보다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월간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시장에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2008년 12월(-3.83%) 이후 최대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10.44%로,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래 동기 및 연간 기준 가장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연간 변동률은 –4.01% 정도였다.

이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모든 아파트 실거래를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해 작성한다. 계약 이후 30일 이내 신고해야 하므로 11월 실거래 변동률은 아직 신고하지 않은 건이 있어 잠정치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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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매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연합]

수도권은 10월 4.65% 하락하면서 2008년 12월(-5.33%) 이후 가장 많이 빠졌다. 1~10월 누적 하락률은 14.85%로, 역시 동기간과 연간 대비 모두 조사 이래 가장 많이 떨어졌다.

서울은 극심한 거래절벽 현상을 이어가면서 9월(-1.96%)보다 두 배 이상인 4.72%나 폭락했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하락률은 –13.21%로, 역대 가장 많이 하락했던 2008년(-10.21%)을 뛰어넘었다.

11월과 12월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하락률은 발표할 때마다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실거래가격 변동률 잠정치는 전국이 -2.75%, 수도권 -3.00%, 서울은 –3.45%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강남, 송파구 등을 중심으로, 경기는 성남 중원구와 수정구, 남양주시, 고양시 등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 하락폭이 크다”며 “11월 잠정지수 하락폭도 커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거래가 하락 추세는 매수심리 위축, 거래량 감소 추세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496건으로, 전월(509건)보다 더 줄었다. 7월 이후 계속 1000건 밑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써 1~10월 누적 거래량은 9717건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1만1000건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대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이 기관이 거래량을 조사한 2006년 이후 거래량이 가장 적었을 때도 연간 4만건을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한 해 거래량은 5만7303건이었고,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는 2010년 4만4515건, 2011년 5만4641건, 2012년 4만1079건 등을 기록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아파트거래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했던 때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급매물만 거래되는 상황이기에 실거래가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거래량 급감에 따른 부작용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젠 거래활성화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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