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후 3년 9개월 만의 내한

2만 2000명 찾은 서울 고척스카이돔

‘디스 러브’ 등 히트곡 21곡 열창

마룬5, ‘라이브 본질’에 집중…2만 2000명이 환호했다 [고승희의 리와인드]
3년 9개월 만에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팝 밴드 마룬5의 내한 공연엔 2만 2000명의 관객이 함께 했다. 한파 경보가 찾아온 이날 밤 고척돔은 강추위가 무색할 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오늘 이곳의 온도는 정말 뜨겁네요. 분위기 너무 좋아요.”

쿨하고 담백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전주만 들어도 흥얼거리게 되는 수많은 히트곡. 세계적인 팝 밴드 마룬5(Maroon 5·마룬파이브)의 내한 공연이다. ‘라이브’의 본질에 집중한 마룬5의 공연에 고척돔은 2만 2000명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30일 저녁 8시 15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선 마룬5의 내한 공연이 막을 올렸다. 2019년 2월 공연 이후 3년 9개월 만에 찾은 한국 공연은 한파 경보도 무색할 만큼 뜨거웠다.

세계적인 밴드의 존재감은 등장만으로도 상당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30분간 DJ 공연으로 예열된 관객들은 마룬5와의 만남을 애타게 기다렸다.

공연의 서막을 알린 곡은 2011년 발표한 히트곡 ‘무브스 라이크 재거’(Moves Like Jagger). 강렬한 드럼 비트와 휘파람 소리가 무대 위에 울려퍼지자, 관객들은 더 큰 함성을 쏟아냈다.

마룬5, ‘라이브 본질’에 집중…2만 2000명이 환호했다 [고승희의 리와인드]
3년 9개월 만에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팝 밴드 마룬5의 콘서트.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마룬5의 공연은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세계적인 히트곡들의 대향연이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관객들을 향해 인사라도 하듯 줄줄이 명곡들이 이어갔다. 2002년 발표한 데뷔 앨범 ‘송스 어바웃 제인’(Songs About Jane)에 담기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게 한 ‘디스 러브’(This Love)가 나오자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어 ‘스테레오 하츠(Gym Class Heroes cover)’(Stereo Hearts),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 ‘애니멀스’(Animals), ‘왓 러버스 두’(What Lovers do)까지 가는 시간을 붙잡기라도 하듯 쉴 새 없이 노래가 이어졌다.

애덤 러빈은 무려 12곡을 내리 부르고 난 뒤에야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노래 부르는 이 순간을 사랑한다”는 말에 관객은 한 번 더 달아올랐다.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을 부르며 공연이 막바지로 향해 갈 때 고척돔은 2만여 관중의 떼창으로 가득 찼다.

마룬5, ‘라이브 본질’에 집중…2만 2000명이 환호했다 [고승희의 리와인드]
세계적인 팝 밴드 마룬5가 90여분간 히트곡의 대향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마룬 파이브의 공연은 오직 음악에 집중한 공연이었다. 중앙 무대 위에선 밴드 멤버들이 눈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했고, 애덤 러빈은 T자형 무대를 뛰어다니며 관객과 호흡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가수들의 공연 트렌드로 자리한 거대한 LED 화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영상 대신 화면엔 마룬파이브 멤버들과 환호하는 관객이 자리했다. 간간히 그래픽과 뮤직비디오 영상이 나오는 정도였다. 이날 한국 공연은 마룬5의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보여준 연출은 전 세계 다른 무대에서 보여준 것과 동일하다. 꾸밈없는 무대 연출은 코로나19 이후 더 소중해진 ‘라이브의 묘미’를 살리며 ‘음악의 감동’을 깊이 채워줬다. 음악에 몰입한 관객들은 지정된 좌석에 앉아서도 노래를 흥얼거리고 몸을 움직이며 공연을 즐겼다.

본 무대가 끝나고, 앙코르를 요청하는 관객들의 손에 들린 것은 K팝 가수들의 공연장을 채운 응원봉이 아닌 휴대전화 조명이었다. 해외 팝스타들이 올 때마다 한국 관객들이 보여주는 호응과 소통의 방식이 이날 마룬 파이브의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마룬5, ‘라이브 본질’에 집중…2만 2000명이 환호했다 [고승희의 리와인드]
3년 9개월 만에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팝 밴드 마룬5.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오른 무대에서 애덤 러빈은 “한 번도 이 곡을 연습하지 않았다”고 농담을 던지며,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부른 ‘로스트 스타즈’(Lost stars)도 들려줬다. 이어 ‘쉬 윌 비 러브드’(She Will Be Loved)로 따뜻한 감성을 전한 뒤, ‘슈가’(Sugar)로 대미를 장식할 때 객석은 다시 한 번 축제의 장이 됐다. 지정석에 앉은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흥을 발산했다. 90여분 간 이어진 모든 노래를 마치며 마룬5 멤버들은 일렬로 서서 폴더 인사를 한 뒤 무대를 떠났다.

마룬5는 2002년 발표한 데뷔 앨범 ‘송스 어바웃 제인’(Songs About Jane)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6위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2004년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수상을 시작으로 2005년, 2007년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등 총 3개의 그래미상을 들어 올렸다. 2012년에는 ’원 모어 나이트‘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누르고 7주 연속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마룬5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 3500만 장 이상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