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하면 1000원? 학교 벌금제 논란…교육청 “즉각 조치할 것”
서울 한 고등학교 교실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지각하면 1000원”, “1회용품 안채워놓으면 매주 1000원 추가” 서울 일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시행 중인 ‘벌금’ 제도 중 일부다.

고광민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최근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 관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벌금제도를 운영 중인 학교가 모두 18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각이나 핸드폰 소지 적발 등 자체적으로 정한 학급 규칙을 어길 때 돈을 내도록 하는 소위 '벌금제'를 운영하는 사례가 발견된 만큼, 교육청이 나서서 즉각 폐지토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체 벌금제도를 운영 중인 학교는 18곳이다.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3곳이며, 설립유형별로는 공립학교 6곳, 사립학교 12곳으로 나타났다.

벌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학교 18곳 모두 학생들 자체적으로 협의 하에 소위 ’지각비‘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각비와 함께 핸드폰 적발 시 벌금을 납부하게 하는 학교도 1건 존재했다.

하지만 교원 주도 하에 벌금을 징수하는 곳도 있었다. 모 학교는 일회용품 사용 후 채워놓지 않을 경우 벌금을 납부토록 교원이 나서 조치하기도 했다. 이 학교의 경우 벌금 대상 학생이 일회용품을 계속 채워 놓지 않으면, 채워 놓을 때까지 매주 1000원씩 벌금이 가중되도록 설계했다.

고광민 의원은 “현행법상 수사기관이 아닌 이상 교원이나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일반 학생들에 대해 벌금 등 형사적 처벌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며 “벌금을 통해 경제적 압박을 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통제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학생들이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자유로운 상태에서 동의가 아니라 집단적 강제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동의라면 벌금 제도 운영의 정당성은 더욱 없다”며 “벌금제가 소외나 따돌림과 같은 학교폭력을 강화시키는 기능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고 교육 당국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벌금제 운영 사례들은 대부분 학생들 합의 하에 신설된 학급 내 규칙으로 알고 있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해당 학교들이 또 다시 벌금제를 운영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