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각종문제 해결방안 제시 기대”…박원순 시장 ‘헤럴드디자인 포럼’서 밝혀
서울시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 있는 ‘디스쿨(d.school)’의 서울 유치를 추진한다. 디스쿨은 일상생활에서 드러난 문제를 사람 중심의 창조적 사고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발원지다.
디자인 씽킹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개념을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한 전 과정을 포함하는 것으로, 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도 거대도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디자인 씽킹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에 참석, 축사를 통해 “스탠퍼드대의 디스쿨을 서울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9월 말 미국 순방 때 시찰한 디스쿨을 소개하며 “세계 유수의 인재들이 거쳐가는 디스쿨에서 가르치는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라면서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창의와 혁신을 더하는 디자인 씽킹이야말로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디스쿨에서 저개발국 미숙아를 위해 만든 휴대용 인큐베이터인 ‘임브레이스 인펀트 워머(Embrace Infant Warmer)’의 개발 과정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워머는 신생아용 전기담요와 비슷하다.
인큐베이터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체온 유지 기능을 하는데 저개발국에는 인큐베이터가 턱없이 부족해 미숙아의 사망률이 높다. 디스쿨은 ‘저렴한 인큐베이터’가 아닌 ‘체온 유지’에 착안해 워머를 개발하고 저개발국에 보급하는데 성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 해결 방안을 도출한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도시문제도 디자인 씽킹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미국 순방 이후 관련 부서에 디스쿨을 서울에 유치하거나 교육과정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서울시는 다음달 디스쿨 관계자들을 서울로 초청해 유치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박 시장을 포함해 주요 간부들도 참석, 높은 관심을 표명할 예정이다.
디스쿨을 유치하거나 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는 기관은 많지만 한곳도 성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퍼드대에서 디스쿨의 해외 유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서울시가 디스쿨을 유치한다면 세계 1호 디스쿨 분원이 된다.
이 관계자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 “다만 도시문제를 해결하는데 디자인 씽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