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할리우드 유명인사 킴 카다시안이 60억원짜리 마를린 먼로의 드레스를 입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몸에 맞지 않은 드레스를 소화하기 위해 3주 만에 7kg 넘게 감량한 것이 화근이 됐다. 또 전시용으로 보관된 역사적인 드레스를 공공연한 장소에서 착용한 것도 잘못됐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킴 카다시안은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국에서:패션 앤솔로지'를 주제로 열린 2022 멧(MET) 갈라 행사에 마를린 먼로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 드레스는 마를린 먼로가 1962년 5월 19일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45번째 생일 파티에 착용한 것이다. 몸에 딱 달라붙는 살구색 누드 드레스로, 6000개의 크리스탈을 직접 손으로 한땀한땀 꿰매 만들었다. 2016년 11월 줄리엔스옥션 경매에서 481만달러(60억원)에 낙찰돼 '세상에서 가장 비싼 드레스'로 기록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리플리의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킴 카다시안은 이 드레스를 입기 위해 극한의 다이어트를 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두고 할리우드 셀럽과 전문가들은 "무책임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양학자 니콜라 라드람 레인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킴 카다시안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잘못됐다"며 "섭식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젊은 여성들이 비교적 단기간에 극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믿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지속가능한 생활이 아니라 폭음과 폭식 사이클을 지속시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미국 배우인 릴리 라인하트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작심 비판했다. 그는 "멧 갈라 때문에 굶은 걸 공개적으로 발언하다니"라며 "수백만명의 젊은 남녀들이 당신을 우러러보고 당신의 모든 말에 기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 역겹다"고 했다.
마를린 먼로의 전기를 쓴 미셸 모건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킴이 레드카펫에서 전설의 드레스를 입은 것에 대해 "땀이나 화장으로 드레스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모건은 "이 드레스는 매우 부서지기 쉽고, 이전에는 온도 관리가 철저한 환경에서 보관됐다"며 "이런 드레스가 레드카펫이라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에서 착용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60년 전 상징적인 드레스가 공공연한 장소에서 착용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킴 카다시안은 마를린 먼로의 드레스를 입기 위해 3주 만에 7kg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그는 "설탕과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고, 가장 깨끗한 채소와 단백질만 먹었다. 굶지는 않았지만 엄격한 식단을 지켰다. 옷이 딱 맞았을 때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킴 카다시안은 폭풍 감량에도 불구하고 드레스가 잠기지 않아 결국 행사장에선 흰색 모피 코트로 등 밑과 엉덩이를 가리고 등장했다. 드레스 뒷부분은 자크 대신 끈으로 묶어 임시 조치를 했다. 그는 드레스를 시착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에서 "(드레스가 맞지 않아) 울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