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내가 감옥 들어가면 한달 안에 정권이 무너진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비상계엄 사태 11일 만에 지난 14일 가결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핵심 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54·구속)씨의 과거 발언이 적중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씨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명씨는 지난 10월 구속이 임박하자 언론을 통해 “내가 구속되면 정권이 한달 안에 무너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아직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 입을 열면 세상이 뒤집힌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명씨는 지난 달 15일 새벽 구속됐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가결되면서 ‘한달 안에 정권 붕괴’라는 명씨의 예언은 적중하게 됐다.
명씨는 구속되기 전 ‘휴대폰이 내 변호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른바 ‘황금폰’ 안에 유력 정치인들과의 대화·사진, 윤 대통령 부부 공천 통화녹음 등 자신을 지켜줄 정보가 많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는 구속 후에는 입장을 바꿨다.
명씨는 검찰 진술에서 “지난 9월24일 휴대전화를 처남에게 준 뒤 버렸고, 소위 황금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명씨 변호인은 이달 2일 “만일 명씨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면 검찰이 아닌 국민이나 재판부, 민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명씨는 지난 12일 숨겨왔던 황금폰 등을 검찰에 임의제출 형태로 냈다.
명씨는 제출된 휴대전화를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용했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김영선 국회의원이 당선된 창원 의창구 보궐 선거가 치러진 시기다.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범행 시기, 유력 정치인들 여론조사 청탁·수용 시기에 명씨는 이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명씨의 심리적 변화, 황금폰 공개 시도 등이 이어지면 정권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기에 이를 막고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