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리튬 수요 273만9000t·니켈은 237만t
니켈 2024년·리튬 2025년부터 공급 부족 전망
원자잿값 급등…장기 공급계약·지분투자로 대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이차전지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과 니켈의 수요가 2030년, 올해의 5~6배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당장 3년 뒤부터 수요 급증 및 공급 불안정으로, 두 원자재 모두 공급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K배터리가 현재의 글로벌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됐다.
1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이차전지용 리튬 수요는 LCE(Lithium Carbonate Equivalent) 기준 273만9000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상 수요인 52만9000t에서 5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금액 규모는 2030년 821억6400만 달러(약 98조원)로, 올해(132억1600만 달러) 대비 52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켈 수요는 2030년 올해(38만5000t) 대비 약 6배 성장한 237만t으로 관측된다. 금액으로는 710억8800만 달러로, 올해(77억400만 달러) 대비 무려 9배에 달한다.
전기차 한 대당 니켈 소모량은 올해 35㎏에서 2030년 41㎏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켈 수요 증가는 타 광물보다 더 빠를 것으로 SNE리서치는 전망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는 공격적으로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리튬과 니켈의 확보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2030년 필요한 리튬과 니켈은 각각 74만9000t, 64만8000t이다. 올해 리튬 니켈 수요가 각각 12만5000t, 9만1000t인 점을 고려하면, 6~7배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SNE리서치는 이차전지용 니켈의 경우 2024년부터, 이차전지용 리튬은 2025년부터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가격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탄산리튬 기준 지난해 2월 초 t당 9000달러에서 지난 9일 t당 5만5000달러로 51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수산화리튬 가격도 1년 전보다 380% 급등했다. 니켈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t당 2만4055달러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은 장기구매공급 계약, 광산업체 지분투자 등을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독일 ‘벌칸 에너지’와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엔 호주의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와 니켈 가공품(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 혼합물)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6월엔 호주 니켈, 코발트 제련기업인 QPM에 약 120억원을 투자해 지분 7%를 인수하고, 니켈과 코발트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시그마 리튬, 라이온타운 등 리튬 정광(수산화리튬 원료)을 생산하는 해외 광산 업체들과도 중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중국 EVE에너지와 양극재 합작법인을 세우고, 양극재를 공급받기로 했다. SK온은 2019년 스위스의 ‘글렌코어’와 2020년부터 5년간 코발트 약 3만t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 기업인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매입, 리튬 확보에 나섰다. 또 QPM의 테크프로젝트를 통해 3~5년간 니켈을 매년 6000t씩 공급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