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적사 화물 운송량 257만여t
제주항공 LCC 최초 화물 전용기 도입
에어프레미아 국제선 화물 노선 확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장기화를 버티기 위해 화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항공 화물 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이 주도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LCC 업계도 수익성 방어 수단으로 화물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14일 항공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국적사의 화물 운송량은 257만4419t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234만6383t)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167만3611t)과 아시아나(76만6789t)의 지난해 합산 운송량은 244만401t이었다. 전체 국적사 화물 운송의 94.8%를 차지하는 규모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2020년 대비 22만여t가량 운송량을 확대했다. 아시아나도 4000t 정도 화물 운송량이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불황에도 지난해 1조4644억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아시아나도 3년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저비용항공사들의 지난해 화물 운송량은 13만4018t에 그쳤다. 화물 전문 항공사인 에어인천(2만6174t)을 제외하면 10개사 합산은 10만7844t에 불과하다.
저비용항공사들은 그동안 화물 전용기가 없어 화물 운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일부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 운송에 나서기도 했지만, 여객기로 운송할 수 있는 화물 품목이 제한적이다 보니 여객기에 의존하는 화물 운송만으로는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2년여간 이어지면서 저비용항공사도 화물 전용기 도입에 나섰다. 신규 해외 화물 노선을 확보하는 등 장기적인 수익성 방어책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화물 전용기 ‘B737-800BCF’ 도입을 결정하고, 리스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중순부터 화물기 개조 작업에 돌입해 6월경 개조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화물 전용기를 도입한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화물기 도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편당 화물 수송량 확대, 고부가가가치 화물 운송 등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여객기 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사업도 병행한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2월 24일 국제선 화물 운송을 처음으로 시작한 뒤, 화물 노선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 여객 수요가 제한적인 만큼, 중형 비행기인 ‘B787-9’ 여객기의 벨리 카고(여객기 화물칸)에 짐을 싣는 방식으로 화물 운송에 나서고 있다.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인천~호치민 운항도 개시했다. 지난 1월 기준 약 281t의 화물을 운송하는 실적을 내기도 했다. 신생항공사의 화물 운송 실적으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오는 5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중대형 항공기 ‘A330-300’을 도입해 화물 운송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 샤먼에 위치한 항공기 정비(MRO) 업체인 HAECO에서 마무리 작업 후, 현지에서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이 멈추면 저비용항공사들은 좁은 국내선 시장을 두고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화물기·중대형기 도입 등은 당장의 실적 개선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다변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