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당국의 사교육 금지령에 중국 최대 사교육기업인 신둥팡(新東方·뉴오리엔탈)그룹이 6개월 간 6만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위민훙 신둥팡교육그룹 회장은 최근 SNS에 “사교육 금지령 이후 직원의 60% 이상을 해고했지만, 모두의 노력으로 회사는 그래도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신둥팡은 원래 10만5200명의 근로자가 있었는데, 6만명을 해고하면 절반 이상이 회사를 떠난 셈이다.
위 회장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신둥팡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90% 감소했고, 퇴직금과 학원비 환불, 학원교실 임차 문제 해결 등으로 거의 200억위안(3조7500억원)을 지출했다.
위민훙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정책, 팬데믹, 국제관계 등 예상치 못한 사건들에 놓여 있었다”면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신둥팡은 대학생 등 성인과 해외 시장을 겨냥해 투자를 확대하고, 라이브스트리밍과 온라인 농산물 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둥팡교육은 1993년 위민훙 회장이 베이징의 한 허름한 교실에서 시작했다. 거대 인구에, 높은 교육열을 기반으로 신둥팡은 중국 역사상 최대 사교육기관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사교육 시장은 연간 1200억달러(약 143조원) 규모로 추산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중국 교육 당국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쌍감(雙減·숙제와 사교육 부담 경감)’ 정책을 내놓은 후 신둥팡은 하루아침에 생존을 걱정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신둥팡은 1500개에 달하는 지점을 폐쇄했다.
지난달 중국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사교육 규제 5개월 만에 중국 내 사교육업체가 80% 이상 사라졌다. 오프라인 업체는 83.8% 줄었고, 온라인 업체도 84.1% 폐업했다.
한편 위민훙 회장의 발언 여파가 커지자 신둥팡은 10일 저녁 성명을 내고 “위 회장의 개인적인 말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재무실적을 늦어도 2월 중순에는 홍콩 및 미국 증권거래소에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