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한겨울에 반팔 차림의 미성년 아들을 집밖으로 내쫓은 친엄마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3일 대구지법 형사4단독 김남균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친엄마 A(2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받을 것과 80시간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을 명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또 A씨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지인 B(2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C(39)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23일 오후 10시59분께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들(9)에게 “보기 싫다. 집 밖으로 나가라”고 말하며 반소매 옷에 얇은 바지만 입힌 채 집 밖으로 나가게 했다.
이에 B씨 등은 “집에서 먼 곳에 내려주고 오겠다”며 A씨의 승낙을 받은 뒤 피해 어린이를 자동차에 태워 집에서 2㎞ 이상 떨어진 저수지 근처에 내려 주고 “집에 찾아올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고 돌아왔다
길가에 버려졌던 9살 아들은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 근처까지 혼자서 걸어왔고 주변 주민들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A씨는 유기됐던 아들을 경찰이 발견해 집으로 데려왔지만 피해 어린이의 잘못만을 내세우며 경찰의 인수요구를 거부하는 등 신체·정서적 고통을 받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 아동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벗어난 상태로 유기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B씨가 유기 뒤 30분쯤 지나 외투를 들고 피해 아동을 찾아나서기도 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