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장기체공형 무인정찰기 등 첨단무기 선보여
2019년 공개된 스텔스 공격기 ‘궁지-11’도 전시
작년 코로나 때문에 안 열려…올해는 국내업체 불참
2019년 참관한 국내 방산당국·업계 충격 토로하기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최대 에어쇼인 제13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가 28일 오전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개막했다.
격년 주기로 개최되는 주하이 에어쇼는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항공기와 미사일 등 다양한 항공·우주 제품을 선보인다.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주하이 에어쇼를 통해 고고도 장기체공형 무인정찰기 차이홍(彩虹·CH)-6과 전자전기 젠(殲·J)-16D 등 각종 첨단 무기를 선보였다.
차이훙-6은 차이훙 무인기 시리즈 가운데 최신 기종이다. 날개폭 20.5m, 높이 5m 크기로 속도는 시속 800㎞, 12㎞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고고도 무인 정찰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의 글로벌 호크와 비슷하지만, 미사일과 폭탄 등을 탑재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아울러 대잠 임무, 해상 순찰, 조기 경보, 근거리 항공 지원 등도 수행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차이훙-6의 최대 장점으로 고성능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자주 출격할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초소형 공격용 무인기 차이훙-817도 함께 선보였다. 무게 800g의 차이훙-817은 병사들에 의해 운반될 수 있고, 다른 무인기에서 발사할 수도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단거리 목표물 외에 중거리 목표물도 겨냥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매체가 눈여겨본 또다른 첨단무기는 전자전기 젠(殲·J)-16D다.
전자전기는 전자 공격으로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거나 적의 전자 정보를 얻는 임무를 하는 항공기다.
중국 매체들은 젠-16D는 중국 공군의 다목적 전투기 젠-16을 기반으로 개발된 신형 전자전기라고 소개한 뒤 정찰, 공격, 방어가 통합된 종합 전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날개 밑에 4개의 교란 포드, 본체 밑에 2개의 미사일, 날개 끝에 2개의 전자전 포드가 장착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젠-16D가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의 전자전 능력은 물론 체계적인 전투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을 맞아 천안문 열병식에 등장했던 스텔스 공격 무인기 궁지(攻擊·GJ)-11도 전시됐다.
궁지-11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사정거리가 길며 가장 진보된 스텔스 공격용 무인기로 알려졌다.
주하이 에어쇼는 당초 지난해 11월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연기됐다.
올해 한국 방산업체는 주하이 에어쇼에 대부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 국내 방산 고위 당국자와 업체들은 주하이 에어쇼에 방문했다가 중국의 진보한 국방 기술력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참가자들은 중국산 무기가 한국산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한국의 영역이 크게 감소할 것을 우려했다.
당시 국내 고위 당국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방위산업 기술 수준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수년 안에 한국 방위산업이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무기는 이미 육해공 전 분야에서 고르게 발전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생존 여부가 판가름나는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기술 우위인 우리 제품 가격을 전격 인하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저렴한 무기 가격이 국산 무기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산 무기는 대당 10억원 상당인데 중국산 무기 가격은 절반 수준에 그쳐 우리 무기 가격 또한 (대량 주문 등 특수한 경우) 6억원 정도까지 내리는 방안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