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메달, 대만과 합한다면 미·캐나다와 합쳐야” 궤변

트럼프 “백악관서 쫓겨난 마크 티센, 연설문 형편 없어”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수백여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16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이륙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때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담당하기도 했던 마크 티센이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것을 한국의 사례에 비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만약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처럼)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다면 미국의 도움 없이는 금세 붕괴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썼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그는 이어 "동맹국 중에 미국의 지원 없이 스스로 국가를 방어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글은 애초 아프간 주둔미군 철수 결정을 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15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마크 티센을 '잡상인 수준'이라며 비하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5년 10월 15일 트위터에 "마크 티센은 부시 대통령 재직 당시 연설문 작성자 중 함량 미달이었다"면서 "그가 쓴 연설문은 너무 수준이 낮아 쫓겨난 뒤 다시 백악관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의 재능을 평가하라면 '3등급'"이라고 비난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티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의 아프간 정책은 불명예"라며 "트럼프는 탈레반을 9·11테러 기념일에 맞춰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 초청하고 싶어한 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하지만 그는 이런 완전한 굴욕은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장군들이 그에게 재앙을 경고하고 군대를 남겨두자고 하면 항상 물러섰다"며 조롱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이후에도 티센은 독자들의 관심이 쇄도하자 이날 내내 트위터에 관련글을 올리며 반응하고 있다.

그는 처음 글을 올린 지 얼마 뒤 다시 트위터에 "미군이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철수했다면 한반도는 북한의 지배하에 빠르게 통일됐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매슈 이글레시아스라는 트위터 이용자는 "이 글은 거짓"이라면서 "만약 미국이 당시에 한국에서 그렇게 했다면 큰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데빈 골든이라는 이용자가 "한국군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최신식 장비를 갖춘 군대"라는 글을 올리자 티센은 "좋다. 그러면 미군이 철수해도 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그의 패턴은 일정하다.

한국은 군사력이 약해 현재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군이 철군하면 아프간 같은 사태가 한국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최초 주장이다.

여기에 덧붙여 자신의 논리에 '한국 군대는 강하다'고 반박하면 "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없겠네?"라는 식으로 되묻는 것이다.

그는 다음 트윗에서 "북한군이 탈레반보다 더 선진화된 조직"이라면서 "자신의 요점은 한국이 미군 지원 없이는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이 자주국방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매년 수십억달러를 주한미군에 허비할 필요 없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면 된다"고 썼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이런 주장 또한 그가 왜 3급 '잡상인'으로 취급되는지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미국은 세계 전략을 과거의 중동 중심에서 중국 견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자원이 되고 있다.

주한미군기지는 해외 미군기지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 정부는 이 기지를 수조원을 들여 무상으로 지어줬다. 수도나 전기 등의 비용도 따로 받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매년 1조원이 넘는 돈을 주한미군 방위비 명목으로 미군에 지급한다.

미군 당국에 주한미군 철수는 보장된 이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군은 주한미군의 작전주도권을 위해 약속된 전시작전권 전환시기도 늦추려는 움직임마저 포착된다.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한국군에 전시작전권 전환을 약속했지만 중국 견제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티센은 미국 국방비 일부를 아끼기 위해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세계 전략 실행에 핵심적인 주한미군을 스스로 없애겠다는 오류에 갇힌 셈이다.

트위터 이용자 매슈 채프먼은 "이 글은 완전히 말도 안 된다"면서 "한국군은 아프간 정부군보다 훨씬 선진화된 조직이며 한국군은 자국 정부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아프간 사태에 한국 끌어들인 美칼럼니스트…트럼프가

티센은 온라인 공간에서 남들의 반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논리를 지속해서 강조하며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는 뜬금없이 중국의 금메달 숫자를 비교하면서 "중국이 딴 메달에 대만이 딴 메달까지 포함시켜서 등수를 매긴다면 우리는 오래전부터 우리 편인 캐나다가 딴 메달을 미국 것으로 하면 된다. 우리가 이겼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