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2주연속 0.35% 올라…
인천 아파트값 통계 작성이래 최대 상승
“집값 내릴 이유 안 보이는데…경고멘트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의 잇따른 ‘집값 고점’ 경고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서울에선 재건축사업 진척 기대감과 전셋값 상승이, 인천·경기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정차 기대감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35% 올라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이어갔다.
수도권에선 서울이 3주 연속으로 0.12% 상승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가 0.26% 올라 전주(0.25%)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노원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뒤 상계동 재건축 추진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12주 연속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고가 아파트가 몰린 서초구(0.17%), 강남구(0.15%), 송파구(0.15%) 등도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동작구(0.18%)는 상도·흑석동 역세권 위주로 가격이 뛰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서초·동작구의 재건축단지 이주 수요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집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110.4)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10.6으로 집계돼 15주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인천·경기도 들썩이고 있다. 인천 아파트값은 0.57% 올라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GTX-B 노선이 지나는 연수구(0.74%)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고, 서울·경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오른 지역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경기 역시 GTX 정차 지역 위주로 아파트값이 뛰었다. GTX-C 노선이 확정된 인덕원역 인근의 안양 동안구(0.99%)는 경기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오산시(0.96%), 시흥시(0.85%) 등도 교통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가 연일 집값 ‘고점’ ‘거품’ 경고를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집값이 장기 추세를 상회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도 같은 날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하방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22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소득 대비 집값 상승이 과도하며 금융 충격이 닥칠 경우 집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정부는 2·4대책 등 주택 공급으로 집값을 잡겠다고 했지만 주택 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었고, 이달부터 시작하는 사전 청약도 언제 입주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집값이 내릴 이유가 거의 안 보이는 상황에서 경고만 하다 보니 시장도 마이웨이를 택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