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브런치·뷔페 거론에 ‘병정놀이’, ‘캠핑’ 비판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선 부실 급식 제보 여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과잉방역과 부실시설·급식 지급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군 당국이 대책을 쏟아냈지만 일부 국민들의 인식과 동떨어진 표현으로 오히려 논란을 부추켰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격리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장병 기본급식비 인상을 비롯해 중대급 등 건제단위 휴가 및 격리, 익명성 보장 휴대전화 신고 앱 신설 등을 제시했다.
특히 국방부가 내놓은 개선책 가운데 논란이 됐던 부실 급식과 직결된 브런치와 간편 뷔페식 제공이 눈길을 끌었다.
신세대 장병들의 변화된 생활패턴과 취향을 고려해 부대별 여건에 따라 아침과 점심을 통합한 샌드위치 등 브런치를 현행 월 1회에서 주 1회로 확대하고, 급식률이 낮은 아침식사 때는 시리얼과 토스트, 커피, 과일 등과 밥과 간편식 국, 김치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간편 뷔페식을 시범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침이 점심, 저녁보다 급식률이 낮다”며 “신세대 장병들이 익숙한 시리얼과 커피 등 간편식을 제공하되 한식을 선호하는 장병들에게는 밥과 국을 제공해 장병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결국 군에서 설명한 브런치와 뷔페는 통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과시용으로 사진을 올리곤 하는 럭셔리한 이미지의 브런치나 많은 음식을 차려 놓고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한 뷔페의 일반적 의미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특히 군이 거론한 샌드위치 등은 일반 국민들이 생각할 때 ‘브런치’보다는 말 그대로 ‘아점’에 가깝다.
국방부가 장병들에게 브런치, 뷔페 등을 제공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온라인상에서 ‘이게 군대냐’, ‘병정놀이냐’, ‘캠핑 갔냐’ 등의 질타가 쏟아진 까닭이기도 하다.
애초 올해 장병 1인 하루 급식비 8790원, 한끼에 커피 한잔 값에도 안되고 고등학생 한끼 급식비 3625원의 80% 수준에 불과한 2930원으로 브런치나 뷔페를 제공한다는 구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방부는 내년 장병 1인 하루 급식비를 올해 대비 19.5% 인상해 1만500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회와의 협의 문턱을 넘어야한다.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가 일제히 나서서 부실 급식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사례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당장 국방부가 브런치와 뷔페 등 말의 성찬을 늘어놓는 사이에도 부실 급식 제보는 이어졌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다’에는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이튿날인 8일에만 육군 1군수지원사령부와 39사단 소속 장병의 부실 급식 제보가 또다시 올라왔다.
육군은 9일 39사단 격리 장병 부실 도시락 제공 제보와 관련 “부식청구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전반적으로 아침식단 메뉴 편성이 장병들 눈높이에 부족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격리시설 내 증식용 반찬을 추가 구비해 제공하는 등 격리 간 장병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세밀하게 소통하고 정성어린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육군은 같은 날 1군지사 부실 급식 제보에 대해서도 “전 부대가 맛있고 충분한 양을 급식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있는 가운데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식단 메뉴가 충분히 급식됐는지, 장병 1인당 정량이 청구되고 수령됐는지, 간부에 의한 확인 감독 등 시스템은 정상가동됐는지 등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다만 “장병 급식예산이 남는 경우 다른 곳에 전용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장병들이 선호하는 식단을 추가하거나 식단을 보강하는 등 전액 급식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