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진짜 사람이 아닌 ‘가상 인간’의 정교함이 극에 달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플루언서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이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3개월 전부터 유튜브 활동 중인 ‘루이 리’는 얼핏 사람인 듯 보이지만 가상의 캐릭터다. 실제 사람의 동영상에 인공지능(AI)가 생성한 가상얼굴을 합성했다.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실제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에 AI가 제작한 가상얼굴을 합성하는 식이다. 이를 접한 이용자들은 ‘진짜 같다’는 반응 일색이다.
그간 버추얼 휴먼은 그래픽의 한계로 인해 사람이 아닌 존재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의미하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유발한다는 한계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기술력이 정교해지면서, SNS 인기를 끌고 광고모델로 발탁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 ‘루이 리’는 한국새생명복지재단 홍보대사로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가장 인기를 끄는 버추얼 휴먼은 ‘릴 미켈라(Lil Miquela)’로 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를 합해 500만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했다. 캘빈 클라인,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 릴 미켈라를 만든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는 2019년 13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릴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포스팅 단가는 약 8500달러(한화 939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8월엔 이케아가 일본 도쿄에 매장을 내면서 버추얼 휴먼 '이마(IMMA)'를 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됐다. 일본 3D 이미징 회사가 만든 가상 인간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33만명을 보유 중이며 한 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7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선 최초 리얼타임 디지털 휴먼으로 소개된 ‘수아’가 있다. 온마인드 소속 '연예인'으로 지난해 10월 유튜브를 통해 활동을 알렸다. 앞서 2018년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버추얼 휴먼 ‘세아’는 당초 구게임 '에픽세븐'을 런칭, 게임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제작됐지만 현재 구독자 7만 명을 보유하며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다.
최근 버추얼 휴먼이 각광받는 분야는 ‘아이돌’ 시장이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는 인공지능 멤버가 포함된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AI 아이돌 ‘정세진’이 공개 돼 인공지능 가수들이 본격 등장하고 있다. AI 아이돌은 구설수, 노화 등 인간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