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게임업계에 파격적인 연봉 인상 바람이 불고 있다. 넥슨에 이어 넷마블도 똑같이 전 임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을 발표했다. 국내 게임 빅3 중 엔씨소프트(엔씨)만 남았다. 게임업계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게임사의 ‘화끈한 보상’도 더욱 불붙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전 임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넷마블과 개발 자회사 직원까지 대상자는 총 3500여명이다. 신입 공채 초임도 기존보다 800만원씩 인상해 개발 직군은 5000만원, 비개발 직군은 4500만원으로 조정했다. 또 다음 달부터 기존 식대 지원금 10만원에 추가로 월별 1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에서도 전 임직원이 회사 성장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보상”이라며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넥슨이 전 임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안을 선전포고해 넷마블도 경쟁적으로 이 같은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초봉도 넥슨이 발표한 개발 직군 5000만원, 비 개발 직군 4500만원과도 동일하다. 넥슨이 국내 대기업군 최고 수준으로 초봉을 발표하자 넷마블도 똑같은 수준으로 맞섰다.
이제 게임업계 시선은 엔씨를 향하고 있다. 특히 김택진 대표는 IT업계 연봉킹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총 132억 920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62억4800만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엔씨는 지난해 매출 2조4162억원, 영업이익 8248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게임 회사로 넥슨·넷마블에 이어 3번째 연매출 2조 클럽에 올랐다.
2019년 대비 매출은 42%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도 각각 72%, 63% 증가했다.
특히 2019년 매출 1조7012억원으로 2018년(1조7151억원)보다 역성장한 뒤 거둔 성과라 엔씨에 더 값진 결과다.
이 같은 성과에 업계는 엔씨도 넥슨과 넷마블에 뒤지지 않은 연봉 인상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씨는 회계 분기 상 매년 3월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고 4월부터 새해 예산을 집행한다.
이미 넥슨이 800만원 일괄 인상을 발표했을 때 게임 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엔씨 내부에서도 “넥슨 직원들 부럽다”, “넥슨 노조가 일을 참 잘한다”등의 반응이 나왔다. 현재 엔씨에는 노조가 없다. 엔씨 내부적으로도 최근 넥슨의 발표를 크게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도 지난해 말 전 직원에게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하며 직원들 사기를 올리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 명의로 지급한 격려금이다. 계약직, 단기계약직, 파견직, 인턴직을 포함한 4400여명이 대상이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임직원 사기진작 차원의 보상이다. 연매출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된 동시 야구단 NC다이노스는 프로야구 창단 첫 통합 우승 겹경사도 따랐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직원 성과가 곧 실적으로 직결되는 게임기업 특성 상 확실한 보상 만큼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주요 게임사들의 보상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