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샤오미 안경으로 우울증을 치료하고 눈의 피로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전자제품 제조업체 샤오미가 광파 및 전자파 치료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글래스를 개발하고 있다. 단순 전자기기가 아닌 의료기기로 개발되는 만큼 까다로운 허가 절차가 예상되고, 실제 출시 여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높은 기술력과 혁신을 보여준 샤오미인 만큼, 이제 막 형성되는 스마트글래스 시장에 어떤 파급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2일 기즈모차이나 등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베이징샤오미모바일 소프트웨어는 최근 스마트글래스와 스마트글래스 케이스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 내역을 보면, 샤오미의 스마트글래스에는 진단과 치료 기능을 탑재될 전망이다. 자외선, 적외선, 레이저 등 광선을 발산해 뇌 질환이나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음파 신호를 통해 두통이나 피로도를 해소하고, 자기파나 전자파를 통해서는 뇌의 혈액순환을 활성화하거나 눈의 피로도를 개선한다.
만약 샤오미가 연구 중인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한다면, 중국에서 개발된 두 번째 스마트글래스가 된다. 첫 번째 스마트글래스는 중국 화웨이가 한국 젠틀몬스터와 협업해 지난 2019년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2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화웨이-젠틀몬스터의 스마트글래스는 안경테에 마이크 및 스피커를 적용해 보다 편하게 통화를 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을 제외하면 패션을 강조한 제품이었다.
다만, 샤오미의 스마트글래스가 실제 제품까지 출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일각에선 특허에 포함된 치료기능 외에 골전도 등 음향 전송 기술이 포함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내놓고 있지만, 의료기기에 부과되는 까다로운 인증절차 때문에 실제 출시가 되더라도 중국에 한정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한편, 스마트글래스 시장은 최근 많은 IT 기업이 제품 개발 계획을 밝히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발을 뗀 것은 2012년 구글글래스를 출시한 구글로, 높은 가격과 사생활 침해 논란 속에 소비자용 제품은 판매를 중단하고 산업용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이어 2016년 스냅이 촬영 기능과 앱 스냅챗과의 호환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글래스를 내놨지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그러다 최근들어 다시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지난해 2월 구글은 산업용 AR글래스를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차량용 AR글래스 기술 특허를 출원했으며, LG도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과 손잡고 AR글래스를 출시했다. 올해는 페이스북, 애플이 AR글래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