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월 1000회 달하던 트로트 프로그램 재방송 크게 감소…표절 소송 때문?”
1주일에 250회, 월 1000회에 달하던 트로트 프로그램의 재방송 횟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트로트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자, 비슷한 형식의 예능이 쏟아졌다. 지나친 재방송으로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급기야 방송 표절 여부를 놓고 법정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앞서 지난 18일 TV조선은 MBN이 자사 트로트 프로그램들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방송사간의 프로그램 표절을 놓고 소송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시간 시청률 및 편성표 조사 회사 ‘ATAM’에 따르면, 1월 29일~2월 4일 기준 TV조선의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이하 사랑의 콜센타)의 재방송 횟수는 156회다. 한달로 환산하면 약 600회를 조금 넘는다.
이는 지난 11월 둘째주(9일~15일)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난 수치다. 당시 사랑의 콜센타의 재방송 횟수는 252회로, 한달에 약 1000회를 넘었다. ‘채널이엠’, ‘TV조선2’ 등 총 9개 채널에서 하루에 최소 20번, 최대 48번 꼴로 방송됐다. 하루에 이 프로그램만 10번 방송하는 채널도 있었다.
반면, 약 5개월 전 이미 종영한 ‘미스터트롯’의 재방송 횟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미스트롯2’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1월 29일~2월 4일 기준 총 228회의 재방송이 예정돼있다. 지난해 11월 둘째주에는 총 248회의 재방송이 방영됐다. 종영 후 1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재방송 횟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방송을 시작한 ‘미스터트롯’은 전국에 트로프 열풍을 일으켰다. 2020년은 트로트의 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종편 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임영웅, 영탁 등 미스터트롯으로 발굴된 신인 가수들은 각종 광고를 휩쓸며 전성기를 맞았다.
방송 기간은 약 2달로 지난 3월 종영됐지만 여전한 인기에 일부 채널은 앞다퉈 재방송을 쏟아내고 있다. 여타 예능, 드라마와 다른 양상이다.
이같은 트로트 프로그램 열풍은 결국 국내 방송사 간 전례없는 표절 소송으로 이어졌다. 지난 18일 TV조선은 MBN에 ‘보이스트롯’이 자사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트롯파이터’가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포맷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TV조선 측은 "방송사의 독창성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소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트로트 예능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비슷한 방송과 출연진들이 잇따라 출연,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편, MBN 측은 TV조선의 소송 제기에 대해 “방송 시기를 보면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혀 양측 갈등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