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지난해 자사주를 경쟁적으로 매입한 ‘통신 양강’ 구현모 KT 대표와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의 주식 투자 1년 성적표는 어떨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두 수장 모두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플러스’ 수익을 실현했다. 비교를 하자면 구현모 대표의 수익이 앞선다.
무엇보다 계열사 재편, 탈통신, 지주사전환 등 굵직한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통신업계가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를 변곡점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구 대표 자사주 추가 매입…박 사장 ‘플러스 수익’ 전환
구현모 대표는 앞서 지난 3월 취임 직후, 약 1억원 규모의 자사주 5234주를 매입한 바 있다. 당시 글로벌 주가 폭락으로 구 대표는 ‘바닥’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매입 시 KT 주가는 1만7000원~1만8000원선. 현재 KT 주가는 2만4150원(29일 10시30분 기준)까지 오른 상태다. 이에따라 해당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약 2600만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봤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경 자사주 4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당시 주가는 약 2만5000원선으로 1억원 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추가 매입 당시보다는 현재 주가가 하락, 다소 손실을 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해 자사주 매입으로 구대표는 약 2300만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상반기 한 때 1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던 박정호 사장은 하반기 주가 상승으로 수익을 그나마 만회한 상태다.
박 사장은 2017년 3월 1000주(2억6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당시 주가가 25만~30만원까지 육박했던 터라 해당 자사주만 보면 1400만원 안팎의 마이너스 수익이다.
그나마 지난해 2월 1500주를 추가 매입한 것이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입당시 주가는 22만600원~23만원선이다. 지난해 상반기 SK텔레콤의 주가가 10만원대까지 하락해 억단위의 손실을 봤지만 현재 주가가 24만7500원(29일 10시30분 기준)까지 회복, 박 사장은 자사주 매입으로 1700만원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변화의 시점…향후 주가 가를 변곡점
시장에서는 탈통신, 계열사 재편, 지주사 전환 등 두 통신 양강이 굵직한 변화를 앞둔 만큼, 미래 주가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곡점에 놓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작게는 당장 내달 초에 앞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변수다. 실적 전망은 SK텔레콤이 KT보다 다소 밝다.
SK텔레콤은 전년동기보다 약 50% 상승한 영업이익 2440억원, KT는 10% 상승한 163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탈통신 행보도 초미의 관심사다. KT는 올 들어 무전기 사업 계열사인 KT파워텔을 매각하고 콘텐츠 전문기업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는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계열사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상태다.
사명 변경 앞둔 SK텔레콤도 올 1분기 내 지주사 전환 작업을 본격화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통신업계 판을 흔들 대대적인 변화도 예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