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지난 6월 ‘애플 워치’를 구매한 직장인 A씨(28세)는 최근 ‘워치 꾸미기’에 푹 빠졌다. 배경 화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기 때문.
A씨가 가장 선호하는 화면은 검은 바탕에 ‘에르메스’ 로고가 새겨진 테마다. A씨는 “시계 화면을 바꾸는 것 만으로 에르메스, 롤렉스, 샤넬 등 1000만원짜리 시계를 ‘섭렵’한 기분이 든다”며 “1개의 스마트 워치를 매일 새로운 시계처럼 쓰는 게 진짜 ‘스마트’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스마트 워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스스로 스마트 워치를 꾸미는 ‘워치 꾸미기’ 열풍이 불고 있다. 시계줄을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테마를 앱에 적용해 스마트 워치의 화면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특히 에르메스와 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디자인이 화제다. ‘애플 워치6 에르메스 에디션’의 가격은 155만 9000~185만 9000원. 53만 9000원부터 95만 9000원 사이인 ‘애플 워치6’에 에르메스 에디션 시계줄과 워치 페이스 등을 제공하는 것 만으로 100만원 가까이 가격이 뛰는 셈이다.
하지만 앱을 활용하면 추가 금액이 ‘0원’이다. 앱 스토어에서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한 클락콜로지(Clockology)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공유되는 파일을 다운로드해 앱에 적용하면 된다. 이를 통해 보급형 모델인 ‘애플워치SE’ 등 에르메스 에디션이 출시되지 않은 제품군도 한정판처럼 사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카시오(CASIO), 세이코(SEIKO) 등 전문 시계 브랜드의 전자 시계 인터페이스를 응용한 디자인도 인기다. MZ세대의 ‘레트로(복고)’ 유행과 섞여 복고 감성을 스마트 워치에 녹인 셈이다.
단, 앱을 활용한 화면 변경은 ‘컴플리케이션’을 띄울 수 없는 등 사용성에서 한계를 갖는다. ‘컴플리케이션’은 애플 워치에 깔린 다른 앱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간단히 나타내는 기능으로, 휴대전화의 ‘위젯’과 비슷하다.
애플 워치는 공식적으로 워치OS에서 제공하는 워치 페이스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시계 화면을 바꾸기 위해 사용하는 앱은 워치 페이스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계’ 기능을 하는 앱을 화면 위에 띄우는 원리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출하량은 4200만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