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구글의 성인인증 기능이 유명무실한 허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그인이나 아이디 없이도 누구나 성인인증 절차 없이 검색이 가능하다. 국내 포털 뿐만 아니라 구글 내에도 우회 방법에 대한 게시글이 수두룩하다. 구글의 음란물 유통·성매매 방조 문제가 재조명된 가운데, 진전없는 검색기능 개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이버에 '구글 성인인증'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구글에서 성인인증 없이 검색하는 방법"에 관한 게시글들이 눈에 띈다. '우회'나 '성인인증 삭제'를 검색한 것이 아님에도 인증을 피하는 방법이 가장 상위에 게시되고 있다.
해당 글들은 해외 지역으로 우회해 접속하는 방법으로 성인인증을 해제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명백한 위반임에도, 포털에만 이에 관한 게시글이 수십개 등록돼있다. 또한, 해당 게시글들은 미성년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아무런 제재 없이 노출돼있다.
더 큰 문제는 실제로 구글에서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고 검색하는 것이 무척 쉽다는 것이다. 검색 설정에서 접속 지역을 다른 나라로 설정하면, 성인인증이 필요하다는 표시가 뜨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디나 로그인 절차조차 필요하지 않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누구나 성인인증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으로 지역 설정을 바꾸고 '야동 사이트'란 키워드를 검색해봤다. 낯부끄러운 사이트와 이미지가 끝없이 나왔다. 반면, 설정을 국내로 다시 바꾼 후 검색해보니"청소년에게 유해한 결과는 제외됐다. 만 19세 이상의 사용자는 성인인증을 통해 모든 결과를 볼 수 있다"는 표시와 함께 아무런 내용도 뜨지 않았다.
이에 구글의 성인인증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구멍 투성이란 지적이 나온다.
구글의 성인물·음란물 및 성매매 방조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회의장에서는 구글에 'ㅇㄷ'를 검색한 후 뜨는 선정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과 네이버로 각각 ‘ㅇㄷ’이라는 초성 두 음절을 검색한 화면을 공개했다. 민 의원은 “네이버에서 ‘ㅇㄷ’ 검색어를 입력하면 건전한 이미지가 뜬다"면서 "반면 구글에선 ‘ㅇㄷ’를 치면, 낯뜨거운 이미지가 뜬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를 향해 “구글코리아가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며 “2017년에 (검색기능의) 성매매 방조를 개선하라 했는데 구글에 ‘ㅇㄷ’을 검색하면 이런 것이 나온다. 왜 개선이 안 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임 전무는 “검색알고리즘이 글로벌과 로컬이 다르다.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