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면담

-대화 재개 질문에 “예단할 수 있는 단서 없어”

-北, 실무협상 결렬 후 다시 단거리 발사체 시험

이수혁 주미대사가 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기대를 모았지만, 결렬로 끝난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이후 미국 측이 꾸준히 대화 재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북미간 물밑 협상은 좀처럼 재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3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스톡홀름 실무협상에 대해 “그렇게 절망하거나 결렬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나는 아직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사는 협상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 사이에 물밑 접촉이 계속되고 있냐는 질문에 “그런 게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특히 11월 중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외교가의 전망에 대해 이 대사는 “예단할 수 있는 뭐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북미 간 대화가 아예 끝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이 대사는 “진전상황을 너무 추측하지 말라”며 “북한은 추측하는 게 맞는 적이 별로 없다. 의외의 행동을 하지 않느냐. 협상 전략, 전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스톡홀름 실무협상 직전까지 미국 뉴욕의 유엔대표부를 통한 ‘뉴욕채널’을 주요 소통창구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한이 “역스러운 협상”이라며 미국 측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뉴욕 채널 역시 최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잇따랐다.

다만, 이 대사는 미국 측의 대화 의지는 강하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 부장관으로 승진한 비건 대표에 대해 “(비건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기회를 갖기를 원한다는 얘기를 가졌다”며 “자기의 신분이 어떻게 되든지에 관계없이 북한 핵 문제는 계속 다루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측의 후속 협상 노력에도 실무협상 재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히려 북한은 전날 단거리 발사체 시험을 강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북한이 발사체 시험을 단행한 것은 지난 5일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처음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실무 협상 의지를 갖고 있긴 하지만, 북한 측이 내부 입장 정리가 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