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기술수요 공동 대응, 국방 유망기술 100선 발굴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인공지능(AI), 양자, 반도체, 첨단소재 등 국가 전략기술을 보유한 1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첨단 국방기술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친다. 개별 연구기관 중심의 협력에서 벗어나 군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국방 연구개발(R&D) 참여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도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30일 제주 신협제주연수원에서 18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국방연구개발협의회’를 공식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초대 협의회장은 강노원 KRISS 성과정책본부장이 맡았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간사기관으로 참여한다.
그동안 출연연은 AI와 반도체, 양자, 첨단소재, 정밀측정 등 국방 핵심기술을 확보하고도 국방 연구기관과 개별적으로 협력하는 데 그쳤다. 여러 기관의 기술을 결합하는 공동 대응체계가 부족해 연구 중복이나 기술 공백이 발생하고, 군이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을 직접 찾아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지식재산권 귀속과 보안 규정 등 국방 R&D 특유의 제도적 문제도 출연연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새롭게 출범한 협의회는 군의 기술수요와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을 연결하는 통합 협력창구 역할을 맡는다. 단일 연구기관이 해결하기 어려운 국방기술 개발 과제는 여러 출연연이 참여하는 융합형 공동연구로 추진한다.
KRISS가 기관 간 협력을 총괄하고 KIST는 기술수요 접수와 배분 등 실무를 담당한다. 실무협의체가 기술수요 조사와 과제 발굴을 맡고, 운영위원회는 현안 조정과 공동사업 심의를 수행한다.
협의회는 출범 첫해 핵심 과제로 ‘출연연 국방 R&D 역량지도’와 ‘국방활용 유망기술 100선’ 구축을 추진한다. 18개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과 연구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군이 필요한 기술을 신속하게 발굴하고 공동연구로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 R&D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특히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 등 연구환경 변화에 맞춰 출연연의 국방 R&D 참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공동 조사하고, 국방기술개발사업에 ‘출연연 참여 전용트랙’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발족식은 한국국방기술학회 추계학술대회 특별세션으로 열린 ‘국방연구전략포럼’에서 진행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 국방 R&D 유관기관 및 출연연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해 민군 기술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KRISS는 국방 양자 컴퓨팅·센싱 기술 특화연구센터를 운영하며 양자 분야 국방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와 군 병원 MRI·CT 품질관리체계 구축에 협력하고, 국방반도체의 극한환경 신뢰성 평가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호성 KRISS 원장은 “1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국방이라는 국가적 책무 아래 하나로 뭉쳤다”며 “군의 기술수요가 출연연의 실질적인 공동연구로 이어지도록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