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범 파이터, 야쿠자가 도피 도와

김중우 일반인 폭행, 김재훈 금 밀수

일반인 폭행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폭 출신 파이터 김중우
일반인 폭행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폭 출신 파이터 김중우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한국과 일본 격투기판이 조직폭력배 출신 선수들의 폭력 사건 등 범죄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에서는 전 라이진(RIZIN) 선수가 일반인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체포됐고, 사건에는 야쿠자 조직장까지 연루됐다. 국내에서도 조직폭력배 출신 선수들의 범죄 혐의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선수 영입과 관리에 관한 격투기 단체의 책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쿄도통신과 아베마타임스 등에 따르면 후쿠이현 경찰은 지난 28일 전 스모 선수이자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했던 타카 켄신(29)을 상해 혐의로 체포했다. 타카는 지난 7월 24일 오후 10시 30분께 후쿠이시의 한 도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40대 남성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함께 있던 45세 남성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피해자는 두개골 골절과 급성 경막하혈종 등 전치 약 3개월의 중상을 입었다. 폭행 직후 한때 의식을 잃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에는 일본 최대 폭력조직 중 하나인 야마구치구미 계열 조직 우두머리도 연루됐다. 경찰은 폭행 사건에 가담한 다른 용의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60세 남성을 체포했다.

타카는 일본 스모계에서 마쿠우치까지 올랐던 선수다. 2021년 대마초 사용 사실이 드러나 일본스모협회에서 해고됐고, 이후 종합격투기로 전향해 라이진 무대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격투기 선수 생활에서도 논란을 겪은 끝에 또다시 형사사건에 연루됐다.

한국에서도 최근 유사한 논란이 발생했다. 과거 조직폭력배로 활동했다고 밝힌 종합격투기 선수 김중우는 지난 9월 인터넷 생방송에서 일반인에게 위험한 격투 기술을 사용해 의식을 잃게 한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중우는 당시 20대 남성에게 선 채로 목을 조르는 스탠딩 길로틴 초크를 걸었다. 상대가 항복 의사를 나타내는 탭을 여러 차례 했는데도 기술을 풀지 않았고,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머리 뒷부분을 바닥에 강하게 부딪혔다.

김중우는 피해자가 쓰러진 뒤에도 즉각적인 응급조치 대신 농담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일부 마비 증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보도됐다. 경찰은 김중우를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중이다.

김중우의 과거 조직폭력배 경력이 알려진 상태에서 그를 영입했던 대회사 ZFN은 사건이 알려진 뒤 황급히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금 밀수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던 야쿠자 출신 파이터 김재훈
금 밀수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던 야쿠자 출신 파이터 김재훈

국내에서 ‘야쿠자 파이터’라는 별명으로 활동한 김재훈도 지난해 일본에서 금 밀수 혐의로 체포돼 논란을 일으켰다. 김재훈은 2025년 1월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을 통해 순금 약 3.5㎏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같은 해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금의 가치는 약 4억4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재훈 일행은 순금을 격투기 대회에서 받은 메달처럼 위장해 세관 신고 없이 반입하려 했다. 운반책들이 목에 걸거나 옷 속에 숨긴 금메달 형태의 제품은 세관 검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김재훈은 밀수 조직에서 운반책을 모집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일본 언론은 그가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약 두 달 보름 만에 석방됐고, 일본 격투기 관계자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재훈은 과거 일본 야쿠자 조직에 몸담았다고 밝힌 이력으로 주목받았으며, 로드FC 등에서 활동했다. 금 밀수 사건으로 지난해 9월 예정됐던 로드FC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격투기 선수의 과거 이력만으로 출전 기회를 제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의 화제성과 자극적인 이력을 흥행에 활용하는 단체라면, 이에 상응하는 선수 선발 기준과 관리 체계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