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데뷔, 40여 년간 1300여 편 노랫말
고향 속초서 ‘장경수 가요제’ 나흘 앞두고 취소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조용필의 ‘상처’, 최진희의 ‘꼬마인형’, 함중아와 양키스의 ‘풍문으로 들었소’ 등 1300여 편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 장경수(본명 장희원)가 29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가요계에 따르면 고인은 오랜 암 투병 끝에 이날 오전 숨을 거뒀다. 나흘 전인 25일 고향 속초에서는 고인의 이름을 딴 ‘장경수 스타발굴 가요제’가 열릴 예정이었다. 고인이 직접 심사를 맡기로 한 무대였지만, 병세가 깊어지면서 행사는 취소됐다.
1953년 속초에서 태어난 장경수는 가수 함중아를 통해 그의 친형인 작곡가 함정필을 만나 작사를 시작했다. 1977년 함정필이 작곡한 윤수일의 ‘꿈이였나봐’가 고인의 데뷔작. ‘풍문으로 들었소’ 역시 함정필이 곡을 쓰고 장경수가 노랫말을 붙였다. 이 노래는 2012년 장기하와 얼굴들이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OST로 다시 부르며 새로운 세대에게 알려졌다.
장경수는 한 장르에 머물지 않았다. 록 밴드 함중아와 양키스의 노래를 쓰다가 조용필의 ‘상처’를 썼고, 송대관의 ‘정 때문에’, 유미리의 ‘젊음의 노트’, 박정식의 ‘천년바위’, 윤희상의 ‘카스바의 여인’으로 영역을 넓혔다.
창작자의 권익을 위해서도 앞장 섰다. 장경수는 작곡가·작사가 단체인 한국가요작가협회 제9대 회장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를 지냈다. 2010년 한국가요창작인 공로대상, 2011년 올해의 창작인상을 받았다. 2007년에는 시집 ‘강물은 바다로 갈까?’를 펴냈다. 2018년 3월 KBS 2TV ‘불후의 명곡’은 장경수 편을 따로 꾸려, 후배 가수들이 그의 노래를 새로 불렀다.
말년은 투병의 시간이었다. 장경수는 지난해 9월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20여 년 전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당뇨와 심혈관 질환이 겹쳐 세 차례 쓰러졌고, 1년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녹음 도중 쓰러진 일도 있었다. 장경수는 방송에서 “의사 선생님이 말하길 굉장히 위험했었다고 하더라”고 돌아봤다.
빈소는 명지병원장례식장 특8호실, 발인은 31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와 두 아들이 있다. (031)810-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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