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투자그룹 공개매수설 재반박
“메일은 서버에서 강제 차단”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일본계 투자그룹을 표방한 더 넥스록 그룹(이하 넥스록)이 JYP엔터테인먼트에 지분 인수 협상 계획을 미리 알렸다고 주장하자, JYP엔터테인먼트가 다시 반박에 나섰다. 넥스록이 보냈다는 이메일은 회사 보안 시스템에서 스팸으로 걸러져 회사에 도달하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보도된 인수 제안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유효한 제안서를 수령하거나 검토한 바가 없다”고 29일 밝혔다. 27일 한국거래소 해명 공시에 이어 두 번째 부인으로, 이번 입장 역시 해명 공시로 냈다.
JYP에 따르면 넥스록이 발송했다고 밝힌 이메일은 발신 신뢰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노골적인 스팸’으로 분류됐다. 회사가 수신 기록조차 확인할 수 없는 등급이다. 메일은 회사에 닿기 전에 강제 차단됐고, JYP엔터테인먼트는 이 사실을 메일 서비스 제공 업체를 통해 확인했다. 기업용 메일 시스템은 발신 도메인 인증이 빠져 있거나 보안 위협이 감지된 메일을 직원 메일함이나 스팸함으로 보내지 않고 서버 단계에서 걸러낸다.
넥스록은 앞서 일부 매체를 통해 지난 21일 이메일을 통해 JYP에 향후 협상 계획을 알렸고, JYP와 금융감독원 양측에 연락해 관련 사항을 설명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금감원은 넥스록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은 26일 정규장이 끝난 직후 시작됐다. 넥스록과 관계사 SVCV는 국내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JYP엔터테인먼트 발행주식의 25~50%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사들이겠다는 내용이다. 공개매수는 매수 가격과 기간을 미리 알린 뒤 증권시장 밖에서 주주들에게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기준 주가에 30%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을 검토하고 있으며, 11월 20일을 개시 목표일로 제시했다. 개시에 앞서 비구속적 인수의향서(LOI)를 전달하고 30일간 협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목표 지분은 최대주주인 박진영 창의성총괄책임자(CCO)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15%대를 웃도는 규모다.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26일 정규장을 3만6000원에 마친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한때 4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27일DPS 장 초반 10% 넘게 올랐다가 상승 폭을 줄여, 전 거래일보다 6.81% 오른 3만8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7일 해명 공시를 통해 “언론 보도된 당사 지분 인수와 관련해 당사는 제안 받은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같은 날 ‘일본계 자본의 JYP 주식 공개매수 보도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을 내놨다. 금감원은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보도자료로 공개매수 의사를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하고, 이상거래와 법규 위반 여부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신고서가 없는 상태에서는 공개매수자와 인수 자금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고, 거래가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인수 주체의 실체와 자금력을 두고 의문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자공시(EDGAR)에 따르면 넥스록 측 공시 법인인 ‘NEXROC SVCV, Inc.’가 20일 제출한 사모조달 신고서(Form D)에는 연 매출이 100만~500만달러(약 13억~66억원) 구간으로 기재돼 있다. 지분 50%를 인수하려면 7500억~8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9월과 10월 제출한 신고서에는 증권 판매액을 각각 5000만달러, 2500만달러로 적었지만 투자자 수는 두 건 모두 ‘0명’이었다. 넥스록은 홈페이지에 미국 델라웨어주와 일본에 법인을 세웠다고 소개했으나, SEC에는 뉴욕주 법인으로 신고돼 있다.
넥스록의 공개매수 예고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처음이 아니다. 넥스록은 12일 미국과 호주의 상장 생명보험사를 11월 10일까지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대상 회사는 공개되지 않았고, SEC에 제출된 공개매수 서류도 없다.
넥스록은 이번 논란에 대해 “단순한 관심 표명 보도자료에 이처럼 면밀한 검증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