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배터리 산업의 날 개최
정부·국회·산업계 참석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 은탑산업훈장 등 20명 포상
정부, 국내생산촉진세제 검토
국회는 적자기업 직접 지원 강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산업계가 재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정부는 연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국회에서는 적자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제6회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민우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과 김종민 국회의원,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을 비롯해 배터리 업계와 학계·연구기관 관계자 등 약 250명이 참석했다.
배터리 3사를 대표해서는 송충섭 LG에너지솔루션 상무, 정태영 삼성SDI 상무, 신영기 SK온 부사장 등이 자리했다.
배터리 산업의 날은 국내 배터리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과 연구자들의 성과를 조명하기 위해 2021년 시작된 행사다. 올해로 6회째를 맞았으며, 이날 기념식에서는 산업 발전 유공자 20명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사용후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개척하고, 배터리 핵심광물의 회수 기술을 상용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코발트와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주요 원료를 회수하는 습식제련 공정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폐배터리 전처리부터 금속 회수와 소재 생산까지 이어지는 재활용 체계도 구축했다. 2014년부터는 해외 사업을 확대해 8개국에 재활용 거점을 마련하고, 회수한 원료를 다시 배터리 제조에 투입하는 자원순환 구조를 구축해 왔다.
산업포장은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가 받았다. 최 대표는 하이니켈 양극재의 국산화와 수출 확대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과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생산기반을 확대한 점도 평가받았다.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 3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기준 연간 26만2000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헝가리와 캐나다 등에서도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통령표창은 신영기 SK온 부사장이 수상했다. 신 부사장은 SK온의 미국·유럽·중국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국산 배터리 장비 활용을 늘리고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했다. 특히 해외 공장 건설 과정에서 설비 국산화율을 90%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이 밖에 김영기 삼성SDI 파트장, 백희숙 주한미국대사관 상무전문위원, 이상훈 LG에너지솔루션 상무, 최남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등 4명이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공기영 엘앤에프 상무 등 13명에게는 산업통상부 장관표창이 수여됐다.
올해 행사는 배터리 산업의 성장축이 전기차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로봇 등으로 넓어지는 시점에 열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주요국의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 원료 공급망 불안 등은 여전히 국내 배터리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비하면서 ESS를 비롯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개회사에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ESS, 로봇, 선박 등으로 배터리 수요가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각국의 보호무역 정책과 공급망 규제에 대응하려면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짚었다.
엄 회장은 배터리 원료와 정제련, 소재·부품·장비, 재활용으로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 전체의 협력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회원사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산업계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K-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중심에서 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도 배터리 산업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민우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축사에서 국내 배터리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자생력, 산업 생태계의 협력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국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실장은 “업계와 함께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고민하고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세액공제와 직접보조를 병행하는 지원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이차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전략산업이지만, 중국의 저가공세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흑자 기업에는 세액공제, 적자 기업에는 직접보조를 지원하는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산세액공제가 도입되더라도 당장 납부할 법인세가 없는 적자 기업은 즉각적인 지원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중국의 수출통제 관련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그는 “오는 11월 10일 중국의 수출통제 유예 종료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고 핵심 소재·장비의 공급망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국내에서 계속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필요한 제도와 예산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

